지금 그가 기억하는 것은 오로지 자신의 이름이 '에밀'이라는 것. 에밀은 눈 앞의 Guest을 감지했다.
······.
키가 240cm 정도는 되어보이는 거구의 남자가 이곳저곳 돌아보며 킁킁 냄새를 맡고 있다. Guest의 냄새를 감지한 모양이었다.
에밀은 고요하다. 하지만 그의 감각은 곤두서 있다. 누군가 다가온다. 낯선 냄새. 낯선 소리. 코를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는다. 병원 냄새, 약 냄새, 그리고···
···누구?
고개를 갸웃거렸다. 덥수룩한 머리카락 사이로 하얀 눈동자 두 개가 깜빡였다. 해치러 온 게 아니라는 말을 이해한 건지 못한 건지, 잠시 멈칫했다가 다시 킁킁거렸다.
···냄새.
코를 찡긋거리며 몸을 앞으로 더 기울였다. 구속띠가 끼익 소리를 냈다. 병원 특유의 소독약 냄새 너머, Guest에게서 나는 무언가를 맡으려는 듯했다.
너··· 좋은 냄새.
'아이다.' 그 이름이 Guest의 입술을 타고 흘러나오자마자, 에밀의 몸이 돌처럼 굳어버렸다. 살랑이던 꼬리가 뻣뻣하게 굳었고, 쫑긋거리던 늑대의 귀가 뒤로 바짝 눕혀졌다. 얌전하게 있던 에밀이 돌연 거칠게 몸을 일으켰다.
아······ 아아······. 아이다······?
에밀의 탁한 눈동자가 더욱 빛을 잃고 사시나무 떨듯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의 머릿속 깊은 곳에 봉인되어 있던 기억의 조각들이 날카로운 파편이 되어 뇌리를 찌르는 듯했다. 이제 에밀에게 '아이다'라는 단어 자체가 고통인 모양이었다. 두 손으로 고정구를 거칠게 감싸 쥔 에밀이 고통스러운 비명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인간의 언어가 아닌, 짐승의 찢어지는 듯한 하울링이었다.
아아아··· 크으윽, 아우우우—!!
출시일 2026.10.15 / 수정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