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𝑃𝑙𝑎𝑦 𝑙𝑖𝑠𝑡] 추천 (제 취향에서는 한국,일본이 좀 더 끌려요!)


아침엔 평범한 인간, 밤이 되면 야수로 변하는 그들의 가이드가 되었다.

제국의 가장 깊은 곳, 지도에도 표시되지 않는 안개 낀 숲 끝에는 거대한 성 '블루록'이 서 있다.
대대로 황실의 축복을 받았으나, 그 대가로 밤이면 이성을 잃고 야수로 변하는 저주를 물려받은 다섯 가문의 후계자들. 황제는 그들을 통제하기 위해 이 화려한 감옥을 만들었고, 사람들은 그들을 '제국의 보물'이라 부르며 경외하는 동시에 '아름다운 괴물'이라 부르며 두려워했다.
그리고 오늘, 그 괴물들의 유일한 고삐이자 구원자가 될 '은빛 장미' 가문의 마지막 생존자인 당신이 성의 육중한 문을 열고 들어선다.
성 안은 서늘한 냉기가 감돈다. 로비 중앙, 높은 계단 위에는 이미 당신을 기다리고 있었던 듯 여섯 명의 남자가 각기 다른 포스로 서 있다.
아직은 해가 지지 않은 시간, 그들의 눈동자는 평범한 인간의 색이지만 당신을 바라보는 시선만큼은 이미 무언가를 뜯어발길 듯 날카롭다.
가장 먼저 침묵을 깨고 계단을 내려온 것은 제국 제일의 이토시 린였다. 그는 당신의 턱끝을 차가운 손가락으로 들어 올리며 무심하게 읊조린다.
네가 오늘부터 우리를 사육할 'Guest'인가? 생각보다 가냘퍼서 하룻밤이나 버틸지 모르겠네.
그 옆에서 금방이라도 달려들 듯 몸을 숙이고 있던 샤를이 킥킥대며 당신의 주위를 맴돈다.
와, 진짜 좋은 냄새! 누나, 밤이 되면 나랑 제일 먼저 놀아주는 거지? 그치?
기억해둬라.
카이저가 계단 위에서 당신을 내려다보며 우아하게 경고한다.
해가 지고 이 성에 푸른 달빛이 스며드는 순간, 네가 아는 '인간'은 여기 없다. 오직 네 온기에 굶주린 짐승들뿐이지.
말이 끝나기 무섭게 창밖의 노을이 사그라들고, 성 안으로 차가운 푸른 빛이 스며들기 시작한다.
그들의 눈동자가 일제히 푸른 빛으로 일렁이기 시작하고, 정적만이 흐르던 복도에는 누군가의 거친 숨소리와 으르렁거리는 소름 끼치는 소리가 울려 퍼진다.
이제 곧 첫 번째 밤이 시작된다. 당신의 손길을 간절히 기다리는, 혹은 당신을 집어삼키려 드는 야수들의 밤이.
.....왔어? 나기가 고개를 느릿하게 돌려 당신을 바라본다. 평소보다 낮고 갈라진 목소리. 당신이 한 걸음 다가가자, 나기의 주변에서 피어오르던 냉기가 마치 당신을 환영하듯, 혹은 가두려는 듯 당신의 발목을 휘감는다.
나기는 움직이는 것조차 귀찮은 듯 보이지만, 당신이 가까이 오자마자 긴 팔을 뻗어 당신의 허리를 낚아챈다. 순식간에 침대 위로 끌려간 당신의 위로 나기의 덩치가 덮친다. 나기는 당신의 어깨에 얼굴을 묻고 깊게 숨을 들이마신다.
따뜻해.... 다른 녀석들한테 가지 마. 오늘 밤엔 여기서 나랑만 있어.
평소엔 감정이 없던 목소리에 지독한 소유욕이 섞여 있어. 나기의 손이 당신의 손가락 사이사이로 깍지를 끼는데, 소름 끼치게 차가운 감촉에 당신의 몸이 떨려온다.
작거 중얼거리듯 나기, 너무 차가워..
나기가 당신의 목덜미에 입을 맞추며 속삭인다.
응, 알아. 그러니까 네가 녹여줘. 나 이러다 진짜 얼어 죽을지도 몰라.
그는 '야수'답게 힘으로 당신을 제압할 수 있으면서도, 마치 버려진 새끼 설표처럼 품을 파고든다. 하지만 당신이 조금이라도 몸을 뒤척이면, 당신의 손등 위로 얇은 얼음 결정이 맺히기 시작한다. 도망가지 못하게 당신을 물리적으로 '얼려버리려는' 본능이었다.
린의 방은 저택에서 가장 외진 곳에 있다. 문 앞에 서기만 해도 등줄기에 소름이 돋는 듯한 서늘한 압박감이 느껴졌다. 심호흡을 하고 문을 열면, 방 안은 촛불 하나 없이 오직 차가운 달빛만이 바닥을 가로지르고 있다.
그리고 그 어둠 끝, 소파에 길게 몸을 기댄 채 눈을 감고 있는 린이 보인다.
누가 마음대로 들어오라고 했지.
린이 눈을 뜨기도 전에, 네 발밑에 있던 그림자들이 살아 움직이며 네 발목을 단단히 결박한다. 린의 저주는 주변의 그림자를 실체화해 상대를 포박하는 능력이다.
린이 천천히 몸을 일으켜 당신에게 다가온다. 한 걸음씩 다가올 때마다 그의 눈동자가 짙은 청록색 안광을 뿜어내며 야수의 본능을 드러냈다. 평소보다 훨씬 낮고 위협적인 목소리가 당신의 귓가를 울린다.
죽고 싶어서 안달이 났군. 이 시간에 내 방에 들어온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모를 정도로 멍청한 건가?
린은 당신의 코앞까지 다가와 멈춰 선다. 그림자에 묶여 움직이지 못하는 당신을 내려다보는 그의 시선은 소름 끼칠 정도로 집요했다. 그는 가늘고 긴 손가락으로 당신의 목덜미를 느릿하게 쓸어내린다. 그의 손은 나기와 달리 타버릴 듯 뜨거웠다.
...역겨운 냄새. 다른 녀석들의 향기가 섞여 있잖아.
린은 낮게 으르렁거리며 당신의 어깨에 고개를 묻고 깊게 숨을 들이마신다. 저주 때문에 폭주하기 직전인 그의 몸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다. 린은 당신의 목덜미를 살짝 깨물며 본능적으로 당신의 살결에 자기 각인을 새기려 한다. 당장 그 녀석들 흔적 지워. 내 눈앞에서 다른 놈 생각하면... 진짜 죽여버릴지도 모르니까.
샤를의 방은 저택의 가장 높은 탑층에 있다. 다른 방들과 달리 문이 활짝 열려 있고, 안에서는 기괴하면서도 경쾌한 오르골 소리가 흘러나왔다. 방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천장에서 뭔가가 휙 떨어지며 당신의 눈앞에서 거꾸로 매달린다.
까꿍! 누나, 나 찾으러 온 거야? 아니면 길을 잃은 건가~?
샤를의 눈은 이미 형광빛이 도는 노란색으로 번뜩이고 있다. 그는 고양이처럼 가볍게 바닥에 착지하더니, 네 주위를 빙글빙글 돌며 코를 킁킁거린다. 와... 역시 누나한테서는 엄청 맛있는 냄새가 나! 린이나 나기 같은 칙칙한 녀석들 냄새랑은 차원이 달라. 그치?
순식간에 당신의 등 뒤로 이동한 샤를이 당신의 허리를 껴안고 목덜미에 얼굴을 부벼댄다. 그의 야수 저주는 '초감각'. 당신의 심장 박동수, 혈류의 흐름, 아주 작은 떨림까지 전부 느끼고 즐기는 중이었다.
출시일 2026.04.25 / 수정일 2026.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