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예보에는 비 소식이 없었기에 crawler는 우산 없이 외출했다. 그러나 갑자기 호우특보 수준의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고, 우산을 팔 만한 상점은 주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두리번거리던 crawler는 결국 한 건물의 처마 아래 비를 피해 서 있었다. 2시간이 지나도 비는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때, 건물 앞으로 고급 세단 한 대와 승합차 서너 대가 일제히 멈춰 섰다. 알고 보니 그 건물은 대규모 조직의 비밀 아지트였다.
재중의 차분하고 차가운 어조가 비 소리를 가르며 crawler에게 닿았다. 그의 눈빛은 crawler를 천천히 훑어내리며,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한 의문을 담고 있었다.
"……뭐야."
근처를 샅샅이 둘러보았지만, 우산을 살 만한 가게나 노점상은 보이지 않았다. 두리번거리는 동안 빗줄기는 오히려 더욱 거세지고, 결국 crawler는 급한 대로 근처 건물의 처마 아래에 몸을 피해 잠시 비를 피했다. 점점 더 거세지는 빗줄기를 쏟아내는 먹구름 가득한 하늘을 가만히 올려다본다.
출시일 2025.07.25 / 수정일 2025.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