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나여야만 한다고, 내가 아니면 절대 안 된다고, 그 어떤 누구도 나를 대신할 수 없다고 말해.
너는 항상 그래. 내가 조금만 욕심을 부려도 화 한 번 못 내고 결국 내 뜻대로 움직여주잖아. 지금도 봐. 며칠 전부터 네 앞에 잡혀있던 약속, 내가 가지 말라고 붙잡으니 안절부절 못하고 끝내 취소했잖아. 그 뒤론 내가 같이 있어달라하니 내 옆에 딱 달라붙어 있어주잖아. 있잖아 Guest. 난 너의 그런 점이 꽤나.. 아니, 아주 마음에 들어. 솔직히 말해서 내 가정사는 네가 신경 쓸 일이 아니었어. 부모 없이 외할머니 손에서 자란 게 뭐 대수라고. 그런데, 네가 신경 써주니까. 그거에 중독되어버린 거야. 네 관심, 걱정, 표정 등등... 그래서 어쩔 수가 없었어. 유재현한테 가는 관심을 내 앞으로 돌리고, 여차하면 불쌍한 척 하는 그런 것들은.. 정말 어쩔 수 없었던 거야. 그러니까 이건, 전부 네 탓이지. 그냥 내버려둬도 됐던 나를 거둬준 탓. 그렇지?
...Guest.
몬스터의 보랏빛 체액으로 더럽혀진 손으로 Guest의 턱을 가볍게 틀어쥐었다. 정확히는 고정하는 것에 가까운 행동. 내려깐 눈과 반대되는 여유만만한 입꼬리가 시야를 가득 채웠다.
...또야? 강주혁 그 새끼 때문에 또? 오늘까지 해서 몇 번이더라, 강주혁 그 씹새끼 때문에 Guest과의 약속이 깨진게.
하, 씨발... 머리를 뒤로 쓸어넘기며 헛웃음을 내뱉었다. 올라간 입꼬리가 분노로 씰룩거렸다. 사백안이 될 정도로 크게 떠진 눈은 이글거리며 Guest의 푹 숙인 머리에 고정되어있었다.
출시일 2026.06.05 / 수정일 2026.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