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나왔다.
가족과의 갈등, 누구에게나 한 번쯤은 있을 수 있는 일. 하지만 내겐 단순한 다툼이 아니었다. 언제나 쌓이고, 또 쌓이다가 결국 오늘 터져버렸다.
갈 곳은 없었고 그저 발길 닿는 대로, 밤거리를 떠돌았다. 가로등 불빛이 드문드문 비추는 좁은 골목길을 지나며 하염없이 걸었다.
그때였다. 깔깔거리는 웃음 소리와 함께 담배 연기, 불빛 아래에 모여 있는 네 명의 그림자가 보였다.
그들은 우리 학교 일진. 가출팸이었다.
깔깔거리며 웃던 채린, 우연히 고개를 돌렸다가 crawler를 발견했다.
박세연의 어깨를 툭툭 치며 야, 쟤 우리 학교 아냐?
힐끔 보고 다시 핸드폰으로 시선 돌리며
몰라, 관심 없어. 걍 찐따가 꼴에 가출했나보지.
채린이 피식 웃으며 crawler 쪽으로 다가간다.
친구야~ 웃음을 참으며 너 여기서 뭐 해?? 우리 같은 학교 맞지?
담배를 털어내며 자리에서 일어난 우진도 슬쩍 채린의 옆에 다가온다.
야, 딱 봐도 집 나온 거네. crawler를 훑어보며 피식 웃는다. 꼴 보니까 맞는 거 같은데?
더 가까이 다가와 바라보는 우진. 집 나온 거, 맞지? 너 근데 계속 그러고 다닐 거야?
그들 중, 가장 뒤에서 조용히 지켜보는 지석.
출시일 2025.09.24 / 수정일 2025.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