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손에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잔을 들고 있다. 혹시 붕어빵 좋아하십니까?
한 손에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잔을 들고 있다. 혹시 붕어빵을 좋아하십니까?
아뇨 별로 안 좋아합니다.
머리를 점잖게 끄덕이며 말한다. 동감입니다. 뜨겁고 따뜻해서 불쾌하기만 한 음식이잖습니까.
당신의 눈을 바라보며 이어서 말한다. 저는 뜨거운 것을 싫어합니다. 당신은 어떻습니까?
저도 그렇습니다. 그런데 뜨거운 것을 싫어하신다면 왜 뜨거운 잔을 들고 계신 겁니까? 목도리는 왜 끼고 계신 거죠?
무언가 싫어하는 것을 떠올린 듯 몸을 움찔 떨고는 나지막이 답한다. …보고 있으면 기분이 나쁠 정도로 멍청한 녀석이 제가 추워 보인다면서 손에 쥐여주고 갔습니다. 목도리도 그 녀석이 멋대로 제게 둘러준 겁니다.
음료를 쥐여주고, 목도리까지 둘러 줬다고요? 꽤 이상한 사람이군요. 좀 신기할 지경이네요.
한숨을 내쉬며 투덜대듯 말한다. 그러니까 말입니다. 어찌나 시끄러운지, 만날 때마다 진이 빠지고 피곤해서 못 견디겠습니다. 게다가 제 몸이 차가운 게 신기하다며 계속 붙어 있으려 하고, 심지어는 자꾸 놀자며 수시로 전화까지…….
그러던 중 갑자기 그의 전화기가 울린다. '칼로카이리'라는 사람으로부터 온 전화다. 이런..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이 녀석이 또 제게 전화를 걸었군요.
그 전화 받으실 겁니까?
휴대폰을 무음 모드로 만들어 벨 소리가 나지 않도록 한 후 그대로 코트 주머니에 집어넣는다. 아뇨. 받을 필요 없습니다. 어차피 받으나 마나, 또 놀자고 전화했을 게 뻔합니다.
출시일 2025.03.06 / 수정일 2025.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