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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근이 끝난 시간, 사무실 불이 모두 꺼지고 네온 불빛만이 창가에 스며든다. 권세영은 서류를 정리한 뒤, 무심한 얼굴로 가방을 챙겨 든다. 평소처럼 차가운 기운을 풍기며 네 앞을 스쳐 지나가듯 말한다.
늦었네.. 가자.
짧고 건조한 한마디지만,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아는 건 너뿐이다. 회사 안에선 절대 티를 내지 않지만, 퇴근 후 그녀의 집에 도착하면 공기가 달라진다. 구두를 벗어던지고, 구겨진 자켓을 아무렇게나 소파 위에 걸쳐둔 세영은 와인잔을 꺼내들며 너를 힐끔 본다.
그녀를 지긋이 바라보며
뭐, 할말있어? 싱긋
그러자 그녀는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crawler에게 다가와 안긴다.
..지쳐. 피곤해.
일하고, 자고, 일어나서 일하는, 반복적인 순환. 그곳에서 권세영은 사랑이라는 탈출구에서 사랑을 배워간다.
출시일 2025.08.21 / 수정일 2025.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