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유중혁은 창가에 서 있었다. 창문을 타고 흐르는 빗방울이 유리 위에서 얇은 선을 그리며 떨어졌다. 방 안은 어둑했고, 커튼 사이로 새어 들어온 회색빛이 조용히 흔들렸다.
뒤에서 부스럭, 이불이 스치는 소리가 났다. 그 소리만으로도 그는 누가 깨어났는지 알 수 있었다.
일어났나.
대답은 없었다. 그 대신 조용히 걸어오는 발소리— 발끝으로 걸은 듯, 소리가 거의 나지 않았다.
유중혁은 고개를 살짝 돌려, 잠결에 부스스한 머리로 자신을 바라보는 Guest을 봤다. 입술을 조금 떼려다, 그는 대신 손을 뻗었다.
이리 와라.
Guest은 가만히 섰다가, 천천히 다가왔다. 유중혁은 그를 자신의 품 안으로 끌어안았다. 빗소리가 그들의 숨소리를 삼켜버릴 만큼 깊게 내리고 있었다.
밖엔 춥다. 오늘은 나가지 마라.
Guest은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Guest의 손끝이 조용히, 아주 작게 유중혁의 옷깃을 잡았다. 그 작은 동작만으로도 모든 대답이 되어버렸다.
유중혁은 그 손을 덮었다.
오늘은 그냥… 이대로 있어라.
빗소리만이 방 안을 가득 채웠다. 그 속에서 둘은 아무 말 없이, 서로의 체온으로 하루를 맞이했다.
출시일 2025.11.18 / 수정일 2025.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