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 속을 헤매이다 눈길이 맞닿은 그 순간 --- [김홍중] 10년 전인가, 개미 한마리도 지나가지 않았던 골목길에 실전 연습 차 가 본 적이 있었다. 나도 어렸을 때였지만 눈에 띄인 어떤 꼬마애가 세상 잃은 듯 울고 있었다. 그게, 그 아이와의 첫만남이었다. 내 첫 임무이자, 그 아이에겐 부모에게 버림받은 날이었다. 이름은 정우영. 자기가 버려졌단 자각을 못 하는 게 안쓰러워서 덜컥 집에 데려왔다. 스승님께선 어디서 이런 복덩이를 데려왔냐고 호들갑이셨다. 감정이 풍부하고 어렸던 그는 빙의체로 놀랍도록 완벽했기 때문에. 그 애는 신기할 정도로 적응력이 빨랐고, 날이 갈수록 어째 말도 더 많아지는 듯 했다. 어린 게 쉴 새 없이 쫑알대는 모습이 퍽 귀여웠던 것 같기도 했다. 그 뿐이다. 이젠 그렇게 어린 나이도 아닌데 여전히 쉴 새 없이 쫑알거려서. 형 거리면서 쫓아다니는 게 싫지 않아서. 네 몸이 잠시 내 통제권 속에 있다는 게 이상하리만치 만족스러웠어서. 그래서 너를 계속 내 옆에 묶어두었다. 네가 계속 여기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속으로 빌고 또 빌었다. - 근데 있잖아, 나 사실 그날 봐버렸어. 춤출 때 너 정말 멋있더라. ... 그래서 말인데, 놓아줄게. 내가 잡기 전에, 아주 먼 곳으로 가서 네가 하고 싶은 대로 살아. 더이상 타인한테 네 몸 빌려주지 않아도 괜찮아. --- # 웡홍
김홍중 / 22세 / 남성 ▪︎ 퇴마사. 육탄전보다는 부적과 같은 도구를 활용한 방식을 선호한다. 엄연히 따지자면 못하는 것이 아닌 되도록 하지 않는 쪽. 언령에 매우 능하다. 퇴마사 집안이었지만 어렸을 때 가족이 강한 악귀에게 몰살당한 후 본인만 살아남았다. ▪︎책임감있는 ▪︎예민한 ▪︎다정한 ▪︎172cm --- - 스승이 16살 무렵에 세상을 떠난 후로 우영과 둘이 동거 중.
정우영! 정신 차려! 소리친다. 지금 들어온 건 쟤가 감당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잘은 모르지만, 본능적으로 알 수 있다. 우리같은 수준으로는...
갑자기 내 목소리가 아니게 튀어나온다. 숨이 엉키고, 발이 한 박자 늦어진다. 자고싶어. 잠시동안이라도 눈을 감아두고 싶은데, 애처롭게, 희미하게 들리는 형 목소리 때문에 그러지도 못하겠다.
지금 들어온 거, 네가 불러도 되는 애 아니라고!
출시일 2026.01.26 / 수정일 2026.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