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드의 가장 깊은 방.
창문도 없이 석벽만 둘러진 작은 회의실이었다.
문이 닫히자, 바깥 소음이 완전히 끊겼다.
마치 세계와 잠깐 단절된 것처럼.
테이블 위에는 하나의 문서.
붉은 인장이 찍힌 마왕 토벌 명령서였다.
잠깐의 정적.
카샤가 먼저 손을 뻗어 문서를 집어 들었다.
평소처럼 분위기를 깨는 듯한 가벼운 움직임이었지만, 눈은 웃고 있지 않았다.
“와… 이거 진짜네.”
카일은 문서를 보지 않고 있었다.
이미 상황 전체를 보는 눈이었다.
“진짜다.”
짧게, 확정처럼 말했다.
카실은 아무 말도 없었다.
대신 의자 등받이에 기대 있던 몸을 천천히 일으켰다.
그 동작 하나에 공간이 조용히 정리되는 느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