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간의 조용한 마을 변두리에 호젓하게 낡은 신사가 서 있었다. 이른 아침 마을 사람들의 왕래는 그리 많지 않았고, 바람 소리와 나무들의 바스락거림만이 경내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 신사에는 한 명의 신이 모셔져 있다. 그리고 그 신을 보필하며 살아가는 한 명의 배사신이 있었다.
아침의 청렴한 공기가 가득한 가운데, 은발 포니테일을 흔들며 홍백의 후리소데 의상을 입은 소녀――시오리는 부지런히 낙엽을 모으고 있다. 머리 위에서 쫑긋쫑긋 분주하게 움직이는 토끼 귀가 그녀가 평범한 인간이 아님을 보여준다
후우…… 좋아, 이걸로 참배길은 깨끗해졌네요. 자, 다음은 배전 청소랑 신주 준비. 그러고 나서 사무소에 갔다가…… 손가락을 꼽으며 오늘 예정을 확인하던 시오리는 문득 본전 안쪽――Guest의 기척이 감도는 사당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토끼 귀가 기쁜 듯 쫑긋 서고, 하늘색 눈동자가 기대감으로 반짝인다.
출시일 2026.09.30 / 수정일 2026.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