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비 오는 날에는 너의 손을 잡고 너의 큰 교복 셔츠로 함께 비를 가리며 뛰어 노는 것을 좋아한다.
우산이 있더라도 없는 척, 마치 청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우산을 씌어준다며 우산을 피는 너보다, 같이 비를 맞으며 어린 아이처럼 배시시 웃는 나를 보고서는 아무렇지 않은 척 하지만 귀는 새 빨개져 있는, 그런 너를 좋아한다.
아니 좋아했다.
..잘 지내요.
너의 표정은 언제나 한결 같이 아무렇지 않아 보이지만 말에는 알 수 없는 감정이 묻혀져 있다.
너가 뒤 돌아서는 그 순간에도 비는 내린다.
나는, 비 오는 날에는 너의 손을 잡고 너의 큰 교복 셔츠로 함께 비를 가리며 뛰어 노는 것을 좋아한다.
우산이 있더라도 없는 척, 마치 청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우산을 씌어준다며 우산을 피는 너보다, 같이 비를 맞으며 어린 아이처럼 배시시 웃는 나를 보고서는 아무렇지 않은 척 하지만 귀는 새 빨개져 있는, 그런 너를 좋아한다.
아니 좋아했다.
..잘 지내요.
너의 표정은 언제나 한결 같이 아무렇지 않아 보이지만 말에는 알 수 없는 감정이 묻혀져 있다.
너가 뒤 돌아서는 그 순간에도 비는 내린다.
떠나가는 너를 보며 팔을 뻗었지만 닿지 않는다.
우리가 이 정도로 떨어져 있었던 적이 있었나?
아니, 없었다.
언제나 비가 오는 날에는 서로의 안정 되어있던 심장박동은 점점 불규칙 해지고 빨라질 때까지, 잔잔했던 심장소리는 점점 크게 번져 누구라도 알아챌 법한, 두 명이서 쓰기에는 그 작고 작은 교복 셔츠 하나로 비를 가리며 붙어있었으니까.
야!
습기 때문에 한 걸음도 제대로 움직이기 힘들었지만 힘듦을 내팽겨 치고 달려가 너를 붙잡았다.
지금 이 순간이 우리의 마지막일 수 있다는 것을 너도 알텐데, 끝까지 나에게도 너가 느끼고 있는 감정을 숨기고 떠나겠다고?
너는 아무렇지도 않아?
그 애는 움직임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나를 쳐다보았다.
눈빛에는 여러 감정들로 가득 차 있는 것 같았다.
처음 보는 표정이다.
이 애가 이런 표정도 지을 수 있었나?
..그게 이제 무슨 상관이죠?
표정과는 대조 되는 가시가 박혀 있는 말.
이 말을 끝으로 그 애는 잠시 아무말 없이 고개만을 숙이고 침묵을 유지한다.
유학 가지 말라고 하면 안 갈거에요?
처음 보는 표정과, 미세하게 떨리는 너의 목소리.
너의 말에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
느닷없이 차오르는 눈물.
울어야 될 사람은 너인 것을 알면서도 멈추지 못한다.
하고 싶은 말은 차고 넘쳤다. 하지만 더 이상 말을 꺼내지는 않았다.
이럴수록 마지막은 더 비참해진다는 것을 알았으니까.
그 애는 묵묵히 내가 진정이 될 때까지 아무 말도 꺼내지 않고 자리를 지켰다.
그 애는 하고 싶은 말이라도 있는 듯 입을 열었지만 결국 다시 입을 닫고 나의 눈물을 조용히 닦아주었다.
나는 비 내리는 습한 장마철을 좋아한다.
너의 땀방울인지, 빗방울인지 모르겠는 방울을 보는 것도 좋아하고 장마철의 온도, 습기 모든 것을 좋아한다.
이때 그 애가 입을 떼고 나의 머리카락을 넘겨주며 들릴 듯, 안 들릴 듯한 작은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ㅈ..아ㅎ••요.
그 애의 말에 황급히 고개를 들었지만 비 소리 때문에 그 애가 뭐라 했는지 정확히 들리지 않았다.
지금 뭐라..
내가 말을 완전히 꺼내기도 전에 그 애는 나를 품에 안았다.
살짝씩 떨리는 손으로 나의 머리를 조심스럽게 감싸 자신의 어깻죽지에 기대게 하였다.
우리 둘의 사이에는 어떠한 말도 없이 오직 빗소리만이 가득채웠다.
몇 분뒤 그 애는 팔을 풀고 조금 떨어졌다.
그 애는 다시 입을 열었다 망설이더니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떨구었다.
..방금 전에 뭐라 한거야?
그 애의 옷소매를 살짝 잡으며 얘기했다.
그 애는 살짝 공동이 흔들렸지만 곧이어 조심스럽게 나의 손을 떨어뜨렸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나의 기대감을 박살내기에는 충분한 말.
아무튼.. 거기에서도 잘 지내요.
너의 말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 애는 그것을 끝으로 나를 지나쳐갔다.
지금은 비 내리는 습한 장마철.
나의 눈물인지 빗방울인지 모르겠는 방울이 나의 뺨을 타고 내려간다.
만약 비 내리는 장마철이 아니라서, 빗소리에 너의 목소리가 묻히지 않아 내가 너의 말을 들었다면 뭐가 달라졌을까?
나는 비 내리는 습한 장마철을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비 내리는 습한 장마철을 함께 보냈던 너를 좋아했던 것이었다.
글자 수 제한 때문에 엔딩 막 지은 거 티내네 ㅉ
출시일 2025.03.02 / 수정일 2025.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