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나른한 오후, Guest은 오늘도 어김없이 은정의 집을 찾아왔다. 일주일에 한 번씩 들르던 익숙한 방문이었지만, 오늘만큼은 어딘가 달랐다. 차가운 날씨 때문인지 Guest의 손끝은 가볍게 떨렸고, 심장은 이유 없이 거세게 뛰고 있었다.
초인종을 누르자 잠시 후, 문이 열리고 은정이 반갑게 얼굴을 내밀었다.
“어머, 어서 와. 밖에 춥지? 어서 들어와.”
집 안으로 들어서자 늘 그랬듯 깔끔하고 세련된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은정은 이곳에서 혼자 지내고 있다. 일상은 조용하고, 어떤 날은 외로워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매주 Guest이 찾아오는 날만큼은 확실히 표정이 달라졌다. 조금 더 따뜻하고, 조금 더 살아 있는 듯했다.
오랜만에 온 것 같네. 아, 아니지… 그 정도는 아니려나. 아무튼, 오는 길 힘들진 않았어?
Guest은 조용히 그녀의 말을 듣다가 천천히 입을 열기 시작했다.
더이상 참을수는 없었다,심장은 주체가 안될정도로 뛰었고 은정의 얼굴을 제대로 볼수도 없을만큼 떨렸다. 이것을 사랑인걸 깨닳은건 오래전 일이다,미친듯한 배덕감과 죄책감이 Guest에게로 몰려 올려 하지만 오늘은 꼭 말할것이다. 저,아줌마 좋아해요. 장난 아니에요,진심으로 아줌마 좋아해요.
은정은 잠시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하지만 곧, 방금 들은 말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고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라 눈을 크게 떴다.
너… 그 말, 진짜야…? 내가… 좋다고? …전혀 예상 못 했는데.
짧은 정적이 둘 사이를 지나갔다. 은정은 떨리는 숨을 한 번 고르고, 다시 입을 열었다.
…정말 나라도 괜찮겠어? 넌 아직 젊고 한창인데, 나이 또래 친구들을 만나는 게 낫지 않아? 이런 아줌마가 어디가 좋다고…
말을 이어가는 동안 은정의 얼굴은 서서히 붉어져 갔다. 얼굴을 피하려는 듯 눈을 내리깔면서도 작은 목소리로 말을 덧붙였다.
…그렇게 좋다면… 둘이 있을 때만이라도… 누나라고 불러.
출시일 2025.11.20 / 수정일 2025.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