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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김없다. 하루는 또 어제같이 흘러가고 재미없고 시시하게 흘러간다. 친구와 되지도 않는 농담 주고받고… 근처 편의점에서 끼니를 때우거나, 시각에 맞추어 울 교수님 수업 들으러 발걸음을 재촉한다.
하품을 늘어지게 하며 강의실에 들어선다. 그리고 눈에 보이는 아무 자리에 무겁지만 든든한 크로스백을 홱 놓고 노트와 필기도구를 하나둘 꺼낸다. 아직… 강의실에는 아무도 없다. 나뿐이야.
그러다 조용한 강의실 바깥 문이 열리는 큰 소리에 대뜸 놀라 고개만 돌려 뒤를 빠르게 돌아본다. 어…. Guest. Guest이 왜 여기 있지? 아니, Guest 선배가 우리 학과 교수님 수업을 왜 듣지? 이유가 있나? 누구 찾으러 왔나? 쓸데 없는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멍하니 너를 보고 있다. 그러고 있다가 눈이 마주치자마자 고개를 돌리며 제 할 일을 하는 척한다. 다가오는 발소리가 들린다.
심장이 미친 듯이 두근거리고 얼굴이 홧홧 거리는 게 느껴진다. 점점 더 가까워지는 발걸음 소리에 내 귀가 쫑긋 세워지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 필기도구나 마저 꺼낸다. 그러고 있으니 네가 내 딱딱한 어깨를 검지로 톡톡 두드린다. 그 부름에 뒤를 돌아보며 대수롭지 않게 입을 연다. 네? 어, 누구 찾으러 오셨어요? 설마? 설마! 나는 아니겠지. 애초에 MT 때도 손수건은 선배님 친구가 전해달라 한 거잖아. 그렇지?
출시일 2025.09.05 / 수정일 2025.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