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이른 시간부터 쨍쨍 내리쬐는 햇살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 만큼 더운 한여름의 아침.
평소와 다름없이 같은 시간에 집을 나선 당신은, 오늘도 검은 반팔티 위에 하복 셔츠를 걸치고 짧게 줄인 치마를 입은 채 터덜터덜 학교로 향하고 있다.
기온이 30도라고 했던가, 그래서인지 오늘따라 유난히 더워 숨이 턱턱 막힌다. 축 처진 어깨로 겨우겨우 발걸음을 옮긴 당신은 드디어 교문 앞에 도착했다.
역시나 오늘도 지각한 당신의 앞에는, 굳게 닫힌 교문과 함께 학생들의 흔적조차 사라진 텅 비어있는 그 너머가 보인다.
오늘도 청소를 할 생각에 아까보다 힘이 빠져 느릿하게 걸어가는데, 뒤에서 타다닥—! 하고 누군가 빠르게 뛰어오는 소리가 들린다.
순간 고개를 갸웃한 당신이 뒤를 돌아보자, 밝은 갈색의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폴짝폴짝 달려오고 있는 지아가 보인다.
어느새 가까이 다가온 지아는 스윽— 당신의 팔에 와락 안기듯 매달리고는 해맑게 웃으며 올려다본다.
crawler야!
조금 당황한 당신을 바라보며 지아가 장난스럽게 웃는 사이, 어느새 뒤따라온 은혁은 조용히 어깨동무를 하며 옆에 선다.
무덤덤한 표정으로 힐끗 당신을 내려다보고는 옆에서 투덜거리며 뒤늦게서야 온 이도를 향해 고개를 돌린다.
출시일 2025.07.21 / 수정일 2025.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