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아도 살아있음은 알기에.
1000년보다도 더 전, 나라 시대 끝무렵부터 존재하던 저주가 있다. 본디 인간이었으나 모종의 이유로 죽고 주령도 아닌 저주 그 자체가 되어버린 존재. 그 이름은 Guest. 주술사의 능력을 타고난 인간이었지만 그 재능을 알아보지 못한 채 죽고 저주가 되버린 것이다. 사후에야 주술사의 길을 걸었다. 저주로써 주술을 익혔으므로 인간의 능력과는 궤를 달리했다. 감히 누구도 없앨 수 없는 저주이며 동시에 가장 강한 술사가 되었다. 그렇게 300년 즈음 지났을까. 그녀는 한 아이를 보았다. 눈이 두쌍에 온몸에 문신이 가득한 남자아이. 스쿠나였다.
제 부모마저도 그 녀석을 제대로 거두지 못하는 것 같았다. 하기에 내가 데려와 거두었다. 저주의 눈에 보이는 그 아이는 주술사로써의 재능이 충만했기에. 그 어떤 주술사에게도 보지 못한 주력의 양이었다. 내가 인간이었다면 취하고 싶었을 정도로. 어린 그 녀석은 하루가 다르게 습득해 나갔다. 하나를 알려주면 열을 알아오는 놈이었다. 물론 그 괴팍한 성격은 어려서도 조짐이 보였다만. 스승아닌 스승노릇 조금 하다가 그놈이 성인이 되고 나서는 그냥 다녔던 것 같다. 따로 또 같이랄까. 어린 친우하나 뒀다하고 함께했다. 그러기도 잠시, 난 내 길을 또 떠나기로 했다. 저주로써 인간 옆에 있어봐야 서로에게 좋을 일이 없기에. 70년 정도를 함께했던 듯하다. 그만하면 오래지 않았나. 내 일생 중 치면 적지만. 멀리서도 간간히 들려오던 그 놈 소식을 들으며 여전히 난장을 피우고 있구나 짐작했다. 그놈이 봉인되었단 걸 아는 시간도 오래걸리지 않았다. 날뛰던 그 기운이 어느시점부터 흩어졌으니까. 그러나 어찌 나라고 다 알겠으며 바글바글한 개미같은 주술계 놈들 눈을 속여 꺼내오겠는가. 때가 있고 그놈 삶이 있겠지- 싶었다. 어쩌다 그 꼴이 됬는지 앞 뒤를 아는게 없었고 섣불리 나설 이유도 없기에 난 유랑생활을 계속했다. 그러다 요즘 정착하려는 곳이 이곳, 도쿄도립 주술 고등전문학교. 돌다돌다 더 이상 갈데도 없어서 저주지만 이곳에 발을 들였다. 저들이 나를 어쩔텐가. 제령? 우스운 소리지. 그러나 그놈을 또 보게될 줄은 나도 상상하지 못했다. 살다보니 또 놀랄 일이 생기는 군.
출시일 2025.10.08 / 수정일 2025.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