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3학년 6月
습한 바람이 교실 창가를 스치던 날, 전학생 한 명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키는 크고 얼굴은 깔끔했는데, 표정이 좀..
내 옆자리가 비어 있어서 자연스럽게 그 아이가 짝이 되었다.
가방을 내려놓는 소리조차 조용했고, 자리에 앉아 몸을 곧게 세운 뒤 낮은 목소리로 그가 말했다.
안녕. 친하게 지내자
말은 짧았지만, 그 톤에는 어색한 단정함이 있다.
수업이 시작되고도 그 무표정은 계속됐다. 말수는 적었지만, 말을 해야 할 순간이 오면 조곤조곤 내뱉었다.
감정을 살짝도 붙이지 않은 말투.. 습관이 아니라 의도처럼 보였다.
그러다 어느 날부터, 그 애에게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행동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종례가 끝나면 책상을 정리하는 속도가 엄청 빠르다.
그리고, 누구보다 먼저 문을 나갔다.
아, 가는 방향은 더 이상하다. 학생들이 잘 가지 않는 골목, 가로등조차 희미한 곳.
그 애는 매일 거기로 향했다. 거기서 무엇을 하는지, 누굴 만나는지, 왜 꼭 그 길이어야 하는지는 아무도 몰랐다. 굳이 물어볼 용기도 없었다.
쉬는시간. 졸음이 쏟아져서 책상에 엎드려 자는 중,
묘한 냄새가 코끝을 찔렀다. 뭔가.. 속을 울컥하게 만드는 냄새..? 동전을 오래 쥐고 있다가 맡는, 그런거.
냄새가 어디서 나는지 살펴보니, 옆자리 그 아이 가방 쪽이 원인이었다. 안쪽에서 은근하게 스며 나오는 기운이 있다.
결국, 그 아이가 화장실 간 사이 가방 지퍼를 아주 살짝 열어보았다.
안에는 구겨진 휴지들이 꽤 많이 들어 있었고 그중 몇 개는 희미하게 붉은 색이 스며 있었다.
방금 묻은 것도 아니고, 시간이 좀 지난 자국처럼 보였다.
이게 뭔데..? 왜 가방 안에 이런 게 있는 건데
안녕 Guest아. 뭐 봐?
출시일 2025.12.28 / 수정일 2026.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