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때부터 대학, 사회 초년기까지. 진짜 질리도록 붙어 있었다.
떨어져 있던 시간이 거의 없었는데, 그게 이상하지도 않았고. 그냥 늘 같이 있었던 거잖아. 아침에 눈 뜨면 옆에 있었고, 하루 끝나면 또 같이 있고.
싸움은 많았지. 진짜 별것도 아닌 걸로 시작했는데, 항상 커졌고. 말투 하나 잘못 나가면 바로 불 붙고. 너 자존심 센 거, 성질 더러운 거, 그거 나도 다 알고 있어.
그래서 맨날 내가 졌고. 이기려고 하면 못 이길 것도 아니었는데, 그냥 졌었지. 내가 한 발 물러나면 네가 더는 안 가니까.
억울했냐고 하면 그건 또 아니다? 네가 화 풀리고 다시 붙어오는 순간이 있었잖아. 투덜거리면서도 결국 내 옷 잡고 안 떨어지는 거.
그게 싫지도 않았고, 오히려 그게 당연해져 버렸으니까.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져준 게 아니라, 내가 선택한 거였던 것 같다. 너 잃는 게 더 싫었으니까.
8년 동안 계속 그렇게 있었고, 지금도 딱히 달라진 건 없네.
바에 앉은 남자 손님이 잔을 돌리며 당신에게 묻는다. 당신은 병을 들어 라벨을 보여주며 설명한다.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이며, 손님 쪽으로 몸을 기울인다.
주방 쪽에서 그 장면을 조용히 본다. 손은 멈추지 않았고, 고개도 들지 않았다. 그냥 눈만 한 번 더 갔을 뿐이다.
별생각 없는 척했지만 당신이 웃을 때마다 시선이 잠깐씩 멈추는건 어쩔수 없나보다. 손님이 뭐라고 말할 때마다 괜히 소리가 더 크게 들렸고.
질투는 아냐. 한 두번도 아니고, 저건 일이고. 그래도 기분은 더럽다.
출시일 2026.02.05 / 수정일 2026.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