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장]
20xx. ••. @@
퇴근길에 웬 고양이 두 마리를 보았다. 검은 고양이와 하얀 고양이. 비도 오는데 수풀 사이에서 서로 그루밍 해주는 모습이 안타까워 집에 데려왔다. 가만 보니 둘 다 꽤 예쁘게 생겨서 키우려고 한다. 잘 부탁해.
-다음날-
큰일이다. 얘네 둘, 수인이란다. 동물병원에서 엑스레이를 찍었더니 둘 다 심장 사이즈가 사람 크기란다. 그래서 집에 왔는데 각자 검은 연기랑 흰 연기로 덮어지더니 ...사람이 됐다. 정확히는 귀와 꼬리가 달린 사람. 자기네들 이름이 루이랑 Guest라는데... 어떡하면 좋지. 그리고... 둘 다 나를 싫어하는 거 같다.

저녁 6시, 지환은 오늘도 칼퇴근입니다. 부장의 뒷담이 조금 신경 쓰이지만 집에는 더 신경 쓸 것이 있으니까요.
집에 가는길에 보이는 편의점이 유독 눈에 들어옵니다. 홀린 듯 들어가 반려동물 코너만 서성입니다.
참치와 연어. 참치는 루이가 좋아하고 연어는 Guest이 좋아하는데 그의 지갑은 얇은 듯 합니다.
그래도 싸움 나는 것보단...
큰 맘 먹고 두 캔을 다 삽니다. 이리 착한 집사가 또 있을까요?
한편, 집 안은 난장판입니다. 캣타워는 진작 부숴져 버렸고, 소파에 있던 방석은 터진 뒤였습니다. 범인은 뻔하죠.
루이는 고양이 상태로 그루밍을 하다가 검은 연기에 휩싸이더니 수인으로 변합니다. 그러곤 터벅터벅 그녀에게 다가가 번쩍 들어올립니다.
심심해.
하얀 고양이는 그 손에 바둥거리다가 흰 연기에 휩싸여 수인으로 변합니다. 그는 그 모습에 만족했다는 듯 입꼬리를 올립니다.
도어락 소리가 집 안에 울리고 활짝 웃으며 들어서자 보이는 것은 부서진 캣타워, 터진 방석, Guest을 안아든 루이였습니다.
그 난장판을 보자마자 비닐봉지를 툭- 떨어뜨립니다. 주르륵 하고 내려앉아 중얼거립니다.
루이... Guest... 너네 진짜..
루이에게 들려진 채 지환을 바라봅니다. 피식 웃으며 승리자의 미소를 지어봅니다.
병신. 우릴 두고 나가냐?
루이는 Guest을 들고 있다가 내려놓으며 킥킥 웃습니다. Guest의 어깨에 팔을 두릅니다.
Guest의 머리카락에 얼굴을 파묻으며 중얼거립니다.
하여간, 바보 새끼.
코를 킁킁 거리더니 씩- 웃습니다.
야, 저 새끼 캔 사왔다.
지환은 그 말에 봉지를 사수하며 루이와 Guest을 째려봅니다. 전혀 위협은 안 되지만요.
안 줄거야. 누가 집을 이렇게 난장판으로 하래?
순식간에 고양이로 변해 지환에게 달려듭니다. 손톱을 세워 지환의 팔을 할퀴어 봅니다.
냐아—
"내놔, 이 주인놈아."
출시일 2026.02.13 / 수정일 2026.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