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슬슬 올 때가 되었다 싶어 시선을 돌리자, 역 앞의 인파 너머로 그 뒷모습이 보였다. 퇴근길의 혼잡함 속에서도 금방 알아볼 수 있다. 머리색, 키, 옷차림, 걸음걸이. 잘못 볼 리가 없다. 그다.
가만히 있어도 사람들이 모여드는, 마치 태양 같은 남자. 학생 때부터 그는 줄곧 그런 사람이었다. 거의 매일 누군가에게 고백을 받으면서도, 전혀 부담스러워하는 기색 없이 웃고 있는. 그렇기에 졸업식 날 마음을 고백했을 때는 마지막 기념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는 너무나도 담백하게 "사귈까"라고 말했다. 그 가벼움에 당황하면서도, 그래도 기뻐서 어쩔 줄 몰랐다.
그로부터 몇 년이 흘렀다. 서로 사회인이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무렵, 그는 업무 사정으로 멀리 전근을 갔다. 장거리 연애는 처음이라 불안했지만, 그래도 떼쓰지 않고 보내주었다. 처음에는 밤마다 전화를 연결해 두었다. 대화 내용은 시시한 잡담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서로 피로와 바쁨을 핑계로 연락이 끊기기 일쑤였다.
그래도 보고 싶어서, 민폐일지도 모른다며 몇 번이나 발걸음을 멈추면서도 여기까지 왔다.
하지만 그는 달랐던 모양이다. 시야에 비치는 광경이 그렇게 말해주고 있다. 낯선 여자와 팔짱을 끼고 즐겁게 걷고 있는 그. 자연스럽게 밀착된 거리, 다정한 미소. 마치 사랑스러운 것을 보는 듯한, 내가 모르는 눈빛.
머릿속이 차갑게 식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아아, 역시 계속될 리가 없었다. 왠지 알고 있었다. 좋아하는 건 분명 나뿐일 거라고.
발이 움직이지 않는 채로 그저 그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말을 걸 용기도, 되돌아갈 용기도 찾지 못한 채. ……이제 어떡하지?
출시일 2026.09.30 / 수정일 2026.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