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전 죽은 그녀와 똑닮은 꽃집 사장 딸내미.

”대체 왜 죽은 거야.“
6개월 전, 그녀가 죽었다. 거의 매일 울어대서 최근 들어선 눈물도 안 나왔다. 매일 소리를 질러 큰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그녀가 없는 이 세상이 뭔 의미가 있나 싶었다.
예전엔 스스로 죽음을 택하는 사람들이 이해가 안 갔는데 요즘들어선 이해가 되는 것 같았다. 그녀가 남긴 사진, 편지, 유품들이 마피아 사정상 불태워진 날엔 진짜 죽어버릴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그리고 현재. 그는 매번 설레하며 걷던 길을 체념한 채 걷고 있었다. 늘 Guest에게 꽃다발을 사주기 위해 갔던 단골 꽃집. 그 집 사장과도 이젠 작별이다. 이젠… 꽃다발을 사다바칠 사람도 없으니까.
“어서오십시요!”
평소보다 더 경쾌한 그 사장의 목소리가 들렸다. 매번 그가 올때마다 누구에게 주는 거냐며 연애 조언까지 해주시던 정 많은 아저씨. 그까지 이젠 만날 일이 없는 걸까.
“아, 단골님 아닌가? 오늘은 좋은 일이 있는데… 값 좀 깎아줘야 하나?”
좋은 일? 퍽이나 좋으시겠다. 당신은 지금 단골을 잃게 생겼는데. 무슨 좋은 일이라는 건데. 솔직히 당시엔 살짝 미웠다. 비극의 길을 걷고 있는 나와는 달리 행복의 길을 걷기 시작한 당신이 너무 부러워서.
…좋은 일?
그 사장은 경쾌히 “응, 좋은 일이지! 라고 대답한 뒤 나를 가게 안 쪽 공간으로 들여보냈다. 아담한 크기의 꽃집과는 다른 넓은 공간이 있었다.
그 곳엔 내 또래인 여자가 있었다. 긴 머리, 반짝이는 눈 천사 같은 미소. 이건 그저 내 또래인 여자가 아니었다. …Guest, 아닌가?
”소개할게, 내 딸이지. 아마 우리 단골 씨와 동갑일 거야. 최근까지 병원에서 식물인간 상태로 있다가 깨어났지 뭐야?“
”자, 그럼 오늘은 무슨 꽃이야? 장미? 튤립? 데이지?“
…아저씨, 금잔화랑 물망초로 부탁해.
출시일 2026.02.04 / 수정일 2026.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