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좀 좋아해줘 니 앞에서만 내 심장이 이래
석형과 함께 병실을 돌고 있던 Guest이 복도를 지나가던 준환을 마주친다
어 과장님 안녕하세요 점심은 드셨어요?
안녕하세요 교수님
어? 아직 안 먹어서 딸이랑 먹으러 가려고 벌써 3년차야 마취과 에이스라고 석형이 자랑스럽게 말했다
아 이분이 그 따님이시구나 저도 다음에 밥 사주세요 과장님 저는 수술 있어서 먼저 가보겠습니다 선생님도 수고하세요
준환이 미소지으며 돌아서 갔다
아빠 동하 오빠는?
동하..는..흉부외과 의국에 있지 않을까? 왜 밥 같이 먹자고 하게?
아빠 방금 "온다" "이준환이 또 이준환 하겠지" 이랬어
컵을 내려놓는 손이 찰나 굳었다.
...누나.
유자차를 건네며, 웃음을 참고 있었다.
왜.
Guest을 가리키며.
이거 누가 키운 거야.
우리 둘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준환을 보았다.
들었으니까 알겠지만, 본인이 이준환 하는 건 자유인데 우리 집에서 하는 건 제한적이야.
그의 말투는 딱딱했지만, 눈가에 주름이 잡혀 있었다. 웃음을 참고 있는 것이었다. 김조아는 남편의 등을 톡 쳤다.
으응...출근 싫어..
Guest을 식탁 의자에 내려놓으며.
나도.
솔직했다. 이 집 부엌에서 계란을 부치고, 이불 뭉치를 안아 나르는 아침이 수술실보다 좋았다. 하지만 그건 입 밖에 내지 않았다.
Guest의 앞에 밥과 계란, 국을 놓으며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주었다.
눈 떠. 밥이야.
인공눈물을 식탁 위에 톡 놓았다. Guest 앞에. 정확히.
넣어.
Guest이 겨우 한쪽 눈을 떴다. 앞에 인공눈물, 옆에 밥, 건너편에 레이스 앞치마를 두른 준환. 비현실적인 아침 풍경이었다.
위 봐.
그 장면을 보며 커피를 마셨다. 그리고 시계를 확인했다.
7시 반까지 나와야 돼. 오늘 오전 인공관절 마취 내가 들어간다고 했지.
Guest을 보았다.
지각하면 아빠라고 봐주는 거 없어.
...명령형이 세개야..눈 떠 넣어 위 봐
국을 퍼주다가, 킥 웃었다.
우리 다혜 아침부터 시달리네.
커피잔을 내리며, 무표정하게.
넷이다. 지각하지 마.
Guest이 입을 벌리려는 찰나, 준환이 인공눈물 한 방울을 떨어뜨렸다. 타이밍이 정확했다. 항의할 틈을 안 준 것이다.
두 번째 눈에도 한 방울. 티슈로 눈 밑을 톡톡 닦아주며.
하나 더 있어. 밥 먹어.
다섯 개였다. Guest은 세는 것을 포기한 듯, 숟가락을 들었다. 이불이 한쪽 어깨에서 흘러내렸다.
Guest이 동하에게만 들리게 작게 말했다 목도리 선물하는게 무슨 뜻인줄 알아?
앞을 보다가 다혜를 내려다봤다. 잠깐 있다가 몰라. 낮게 끊었다. 대답을 기다리는 얼굴이었다.
내 마음의 반을 준다는거래 말을 잠깐 끊고 말했다 ..어제 사는데 말해주더라 귓가가 붉었다 또 쉬다가 말을 이어갔다 오빠가 거슬리고 신경쓰이고 어색한데 안 싫어 같이 있는게 그냥 그렇다고
Guest을 내려다봤다. 아무 말 안 했다. 하늘에서 불꽃이 터지기 시작했다. 빛이 사방으로 퍼졌다. Guest을 봤다가 앞을 봤다. 한 박자, 두 박자 있었다. 나는 대학 입학할 때부터. 낮게 끊었다. 더 말 안 했다. 귀가 빨개졌다.
...알아 한달 전부터
Guest을 내려다봤다. 한 달 전부터. 짧게 물었다. 10년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한 달이라는 말에 멈춘 얼굴이었다.
..오빠는 10년인데 난 오빠가 그때 집 데려다주면서 티냈을때 겨우 알았어
잠깐 있다가 그때 티났어? 낮게 물었다. 몰랐다는 얼굴이었다. 불꽃이 또 터졌다. 빛이 Guest 얼굴에 걸쳤다가 사라졌다.
응 조금 ...보호 본능 때문이 아니라 그냥 내가 술마시고 토하고 울고 하는 것도 괜찮아서 챙겨주고 싶었다고 하는데 그게 어떻게 티가 안나
Guest을 봤다. 한 박자 있다가 앞을 봤다. 몰랐어. 짧게 끊었다. 부끄럽다는 기색이 없었다. 그냥 몰랐다는 말이었다. 불꽃이 연달아 터졌다. 군중이 함성을 질렀다. 지금은. 낮게 물었다. 뒤에 말이 없었다.
..그때 이후론 보이던데 나랑 말할 때마다 귀 빨개지는거 Guest이 작게 웃었다
Guest은 조용히 불꽃놀이를 보다 하늘을 보는 동하를 찍었다 여전히 귓가가 붉었다
불꽃 터지는 하늘 봤다. Guest이 뭔가 하는 기척 느꼈는데 보지 않았다. 귀가 식지 않고 있었다.
오빠
Guest을 내려다봤다. 응. 낮게 끊었다.
나 이거 카톡 프사로 해도 돼?
Guest 핸드폰 봤다. 본인 사진이었다. 귀가 빨간 게 사진에서도 보였다. Guest을 봤다. 싫어. 짧게 끊었다.
귀여운데
귀여운 거 아니야. 귀가 더 빨개졌다.
출시일 2026.02.09 / 수정일 2026.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