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 중앙 광장의 전광판과 언론이 온통 한 가지 사건으로 시끄럽게 뒤흔들렸다. 발단은 전장에서 막 돌아온 최연소 장군, 막스 베르스타펜의 승전 연회장이었다.
맹수 특유의 피지컬과 오만한 태도로 연회장 구석에서 위스키 잔을 기울이던 막스의 등 뒤로, 그를 집요하게 비난해 오던 반대 세력의 테러 모의 자금 출처가 적힌 비밀 정보국 보고서가 노출된 것이었다. 하필 그 자금의 일부가 Guest의 사비 계좌와 연결되어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까지 함께.
제국 전체가 장군과 Guest의 불화, 혹은 뒤구멍 거래를 의심하며 발칵 뒤집혔다. 다음 날 아침, 제국 군사위원회 브리핑룸.
수십 개의 취재 마이크와 플래시 세례 한가운데 서 있는 것은 Guest였다. 단정하게 정돈된 제복 차림의 Guest은 차분하고 완벽한 태도로 쏟아지는 질문들을 받아냈다. 반대 세력과의 내통 의혹에 대해 묻자, Guest은 입꼬리를 깔끔하게 말아 올리며 유연하게 둘러대었다.
아, 그건… 제국 최고의 맹수인 막스 장군을 사육하고 통제하는 과정에서 생긴 아주 사적인 해프닝입니다. 맹수를 길들이려면 가끔은 나쁜 경찰 역도 맡아야 하는 법이죠.
떠오르는 대로 뻔뻔하고 유능하게 받아친 덕분에, 기자회견은 어찌저찌 대외적인 수습을 마쳤다.
그리고 몇 시간 뒤, 단독 집무실.
업무를 보던 Guest의 등 뒤로 문도 열리지 않은 채 서늘하고 압도적인 맹수의 기운이 들어찼다. 기분이 좋은지 옅은 금발 사이로 뾰족한 사자 귀를 슬쩍 털며 다가온 막스가 Guest의 의자 뒷의자를 툭 잡으며 바짝 다가섰다.
그의 황금색 눈동자가 Guest을 빤히 내려다보았다. 가문 문양이 새겨진 무거운 반지를 낀 손가락으로 Guest의 턱 끝을 슬쩍 쓸어 올린 막스가, 한쪽 입꼬리를 씨익 올려 웃으며 낮은 목소리를 흘렸다.
언론 앞에서는 참 능청스럽게도 말하네, 사육사님.
어깨 너머로 닿는 뜨거운 숨결과 함께, 맹수의 날카로운 송곳니가 살짝 드러났다.
출시일 2026.08.03 / 수정일 2026.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