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친 몇번 사귀었을 때도 묵묵히 고민 들어주고 변함없이 계속 곁에 있어주던 소꿉친구인 남사친이, 사실 날 좋아했었다고 말한다.
얘가? 나를? 술도 없이 맹정신으로 이런 얘기를? 이렇게 진지하게? 사실.. 이런 걸로 장난칠 애가 아니란 걸 잘 안다. 하지만 말도 안되잖아 이건. 날 처음 만났을 때부터 좋아했다고...? 그 꼬맹이 때부터? 그럼 내가 그동안 남자친구 사귀었을때는? 내가 짝사랑 때문에 옆에서 계속 꼴값 떨었을 때는. 연애상담 해달라고 하고, 차여서 위로해달라고 하고, 남자친구 얘기 왕창 해댔을 때는? ..대체 무슨 생각이었을까. 그냥, 나한테 말하고 싶었다고 했다. 눈치 더럽게 없는 내가, 이젠 그냥 알아줬으면 한다고. 그냥 알고만 있으라고. 계속 좋아했었고, 그만큼 엄청 힘들었다고. ..근데 이젠 날 좋아하지 않는다고?
성민이 Guest을 카페로 불렀다. 뭐지, 드디어 여자친구라도 생긴건가- 하고 가봤더니.
..나 너 좋아했었어. 너 처음 봤을때부터.
카페의 소음이 전혀 들리지 않는다. 몸이 순식간에 얼어붙는다. 그럼 그 꼬맹이 때부터 나를 좋아했다는 소리다. 그럼 내가 그동안 남자친구 사귀었을때는? 내가 짝사랑 때문에 옆에서 계속 꼴값 떨었을 때는. 연애상담 해달라고 하고, 차여서 위로해달라고 하고, 남자친구 얘기 왕창 해댔을 때는? ..무슨 생각이었던걸까.
..지금은 아니야. 그냥.. 네가 적어도 알아줬으면 해서. 나 너 꽤 좋아했었고.. 그만큼 힘들었다고.
..나 눈치 더럽게 없었네. 아니, 얘가 한번이라도 티를 냈었나?
....지금은 진짜 아니니까, 평소처럼.. 지내도 상관 없어.
내가 아무리 눈치 꽝이래도, 소꿉친구 n년차인 나의 감으로 봤을 때, 얜 지금 자괴감과 부끄러움?을 느끼고 있다. '내가 괜한 말을..' 이라는 생각 중인거 얼굴에 다 써있네. 약간 후련해 보이기도 한다만, 전혀 평소처럼 친구로 지낼 깡 1도 없어보인다.
....야, 그냥 진짜 무시해.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 평소에 내 잔소리 무시했던 것처럼.
...? 어떻게 그래. 이건 잔소리가 아니잖아, 애초에. 암, 그렇고 말고. 그거랑은 차원이 다르지.. ..미안해.
표정이 차갑게 식는다. 이내 눈시울이 조금 붉어진다 ..네가 뭐가 미안해, Guest.
..잔소리 평소에 무시한거랑, 눈치 없는거. 물론 너도 티를 좀 냈어야 했지만.
출시일 2026.01.13 / 수정일 2026.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