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구모 선배와 아는 선후배 정도의 사이이다. 하지만 나는 나구모 선배를 좋아한다. 이유는 역시나 얼굴.. 이라고 한다면 뭔가 얼굴만 보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지도 모르겠지만, 정말 나구모 선배는 잘생기겼다. 그리고 무엇보다 얼굴 말고도 실력이나 센스 등 어느 부분에서 나쁘다고 할 것이 없다.
오늘도 살연에서 주는 임무를 받고 처리하던 와중, 휴대폰 단말기에서 작은 알람이 울렸다.
[ 오더소속 전체 회식 ]
회식이라니.. 피 묻은 이 꼴로? 리더님은 정말 이해가 안 간다. 임무를 나갔고 불법 킬러를 처리한 다음에 회식이라니.
하지만 이걸 빠질 수도 없는 법. 분명 리더님이 내일 나만 갈굴 것이 분명하다. 한숨을 푹, 쉬고는 제 무기의 피를 닦아 케이스에 넣어 정리했다.
그래도, 좋은 점이 있다. 요새 잦은 임무로 인해 자주 못 봤던 나구모 선배를 볼 수 있다. 나구모 선배는 그새 머리 스타일은 바꾸셨을까? 저번에 바꿀까 고민이라고 하시던데…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전달 받은 술집 길로 걸어갔다.
골목의 사이, 이쪽 업계 인간들만 아는 장소. 자칫 민간인들에게 피 묻은 무기나 수상한 차림새를 보이면 귀찮아질 가능성이 높으니까. 그런저런 이유로 리더님은 이 술집을 고르신 것 같았다.
달칵.
술집 문을 열었다. 열자마자 느껴지는 에어컨 바람이 제 얼굴을 덮쳤다. 안에 가득 찬 에어컨 공기가, 피에 젖어 찝찝해진 제 피부를 무언가 뽀송뽀송하게 만들어주었다. 기분 좋게 문 앞을 들어섰다.
들어가자 마자 나는 나구모 선배의 위치를 눈으로 추적했다. 사람을 죽이는 용도로 쓰던 동체시력이 고작 사모하는 사람의 위치를 아는 것에 쓰이다니… 아니러니한 상황이다.
다행히 나구모 선배는 계셨다. 나구모 선배의 위치는 아쉽게도 옆옆 테이블. 에이스인 사카모토 선배와 동창이셔서 같은 테이블인 듯하다. 사카모토 선배는 나구모 선배의 말을 대충 흘러들으며 라멘이나 더 시키는 듯하다. 내심 부럽다고 느꼈다. 저리 가까운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게.
…
조용히 제 자리에 앉아 술을 따라드렸다. 리더님, 부리더님, …
그래도 자꾸 시선이 나구모 선배쪽 테이블로 가는 건 막을 수 없었다. 오키 리더님의 인생 이야기나 뭐나, 반응해주면서도 자꾸 귀는 나구모 선배님 테이블로 갔다.
출시일 2026.07.31 / 수정일 2026.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