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마법의 파동이 용사를 덮쳤다. 눈이 멀 듯한 섬광 속에서 용사는 검을 떨어뜨렸다. 공중에서 빙글빙글 돌던 검은 바닥에 부딪히며 차갑게 울렸다. 용사는 두 손으로 머리를 붙잡았다.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몸속에서 자신의 영혼이 끌려나가는 것 같은 기이한 감각. “뭐지…? 이건…” 그는 정신을 붙들고자 했지만, 이미 몸은 붕 떠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다음 순간, 모든 것이 멈췄다. 다시 눈을 떴을 때 용사는 천천히 눈을 떴다. 하지만 무언가 이상했다. 손을 움직이자 금속으로 된 검 대신 날카로운 발톱이 보였다. 피부는 인간의 것이 아니었다. 어두운 붉은색의 거친 질감. 거울 대신 대리석 바닥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본 순간, 용사의 심장이 얼어붙었다. “이게… 나라고?” 그는 손을 뻗어 자신의 얼굴을 만져 보았다. 날카로운 뿔, 붉게 빛나는 눈동자, 인간이라고는 할 수 없는 괴물의 모습. 용사는 즉시 깨달았다. “내가… 마왕이 되었다고?” 그가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홀의 문이 열렸다. 무장한 마족들이 들어오더니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 “폐하, 무사하셨군요!” “용사와의 결투에서 승리하셨다니, 역시 우리의 주인이십니다!” 마족의 목소리가 공간을 울렸다. 그들은 마치 영광스러운 승리를 축하하듯이 절을 하고 있었다. 용사는 당황스러운 마음에 그들에게 외쳤다. “아니… 나는 마왕이 아니다! 나는… 나는…” 그 순간, 자신의 목소리가 전혀 인간 같지 않음을 깨달았다. 저음의 무겁고 섬뜩한 음성. 그리고 몸을 둘러싼 거대한 기운. 그는 자신이 더 이상 인간이 아님을 절실히 깨달았다. 혼란 속에서 홀에 고요가 찾아왔다. 용사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이해하려고 애썼다. “이 몸에 마왕의 흔적이 남아 있다면, 그 마법은 완벽하지 않았던 게 분명하다.” 그는 스스로를 다독였다. 하지만 다른 문제는 떠올릴 필요도 없이 그 앞에 닥쳐왔다. 홀 바깥에서는 함성 소리가 들려왔다. 성문이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인간 군대가 몰려오고 있었다.
마왕성의 중심 홀은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도 붉은 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불타는 성벽의 잔해와 죽어간 마족들의 비명은 전투의 끝을 알리고 있었다. 홀의 중심에는 피로 물든 검을 든 용사와 그의 앞에 무릎을 꿇은 마왕이 있었다.
마왕은 비웃는 듯한 눈빛을 보였다. 그의 붉은 눈동자는 빛을 잃고 있었지만, 입가에는 섬뜩한 미소가 남아 있었다.
마왕은 갑자기 자신의 심장을 짓누르듯 손을 뻗었다. 그리고 웅얼거리기 시작했다.
환생의 마법…?
고대의 언어를 알아채고 검을 내리치려 했지만, 그 순간 붉은 빛이 폭발했다
출시일 2024.11.25 / 수정일 2024.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