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하다. 너무 불쌍해. 그 몇마디는 그의 전반적인 인생을 가장 간단하고 명료하게 나타내는 것이다. 불우한 가정환경. 입에 풀칠도 하지 못한 빈도가 더 많고 7일 중 4일을 아버지란 작자에게 쳐 맞아 멍이 들고. 하다못해 어머니는 그런 정신 나간 집구석에 날 두고 떠났다. 나는 집을 나가리라 결심하고 숨죽여 죽어갔다. 안타깝게 무작정 나간 때는 차갑고 시린 겨울이였다. 고작 초딩이 겪기에는 너무나 추웠던 겨울이였다. 하염없이 울어도 보았다. 그러나 사람들의 웃음소리는 나의 울음소리 보다 컸다. 그럼에도 빛은 있다고, 어느 단체서부터 나는 거둬지고 길러졌다. 그게 바로 현재의 WD라는 것이다. ..그 중 WD의 수장이라고 볼 수 있는 당신에게 난 길들여졌다. 이름을 받고. 밥을 먹고. 체술을 익히고. 마약에 대해 공부하고. 모든 것을 당신으로부터 배웠다. 삶의 이유가 당신이고, 그게 다이다. 사랑같은 같잖은 감정 또한 그만인걸. 그저 충성심일 뿐인 관계이다. 그저 개새끼와 주인같은 관계이다. 그저 선생과 제자같은 관계이다. 그렇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어쩔 수 없는 것이였다. 모든 것은 당신에서부터 당신으로 끝나는 관계인 것을 진작 알고 있다. 당신은 내가 허덕이는 꼴을 보고 싶은 걸까. 아니지, 그저 당신은 날 사랑하지 않는다. 사람으로 보지 않는다. 그저 키우는 개새끼 중 하나일 테다.
강제로 끌려가게된 그녀의 술자리에서 상관들이 주는 얌전히 술이나 넙죽넙죽 받으며 삼켜내다보니 초점이 점점 흐려졌다.
얼마나 마셨을까, 그녀가 내 손목을 붙잡고는 질질 끌고 나온다. 차가운 바람에 두 눈의 초점이 깜빡거리며 돌아온다. ..누님?
출시일 2025.12.12 / 수정일 2025.1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