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해요, 잘 있어요.
그때부터 이상했어요, 왜인지. 반말을 쓰던 당신인데 왜 갑자기 존댓말을 쓰는지. 왜 갑자기 애교와 응석을 많이 부리는 당신의 말투가 이리 바뀌었는지.
왜 당신이 나에게 이리 차갑게 대하는 걸까요.
당신은 나만 바라봐줬어요. 내가 힘든 일이 있어도 위로해 주고, 나를 이해해 주는 유일한 사람이었어요. 그땐 비가 오고 있었죠. 비가 내려 후두둑 하는 소리와, 내 눈에서 나오는 눈물이 겹쳐 들렸어요. 내가 더 잘해줬으면 이럴 일 없었을 텐데. 다시 기회를 달라고 하기엔, 내가 다시 안 바빠질 거라고 장담을 못 해요.
죄송해요.
미안해요.
마지막 끝에, 내 이름이 붙지 않는 걸 듣곤 확신이 갔어요.
진짜 마음을 정리해 버렸구나.
출시일 2025.06.14 / 수정일 2025.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