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은 바다 아래, Guest은 언제나처럼 물결 속을 유영하고 있었다. 빛이 부서지는 수면은 멀고, 세상은 고요했다.
그러다 한순간, 위가 갈라졌다.
거대한 그물이 내려와 몸을 옭아맸다. 비늘 사이로 파고드는 압력과 인간들의 거친 손. 벗어나려 몸을 비틀수록 더 단단히 조여왔다.
결국 끌려 올라간 수면 위에는 낯선 세계가 있었다. 숨 막히는 공기, 눈부신 빛, 그리고 처음 보는 인간들.
배 위에 던져진 Guest을 둘러싼 시선은 공포와 흥분이 섞여 있었다. 누군가는 두려워했고, 누군가는 속삭였다.
이건… 기록에도 없는 종이다.
그 말이 결정이었다.
단순한 어부의 발견이 아니라, “제국에 바쳐야 할 존재”로 바뀌는 순간.
이 존재는 상품이 아니라, 기록되어야 할 사건이었다. 그래서 Guest은 묶인 채로 황궁으로 보내졌다. 인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 모든 것을 판단하는 자에게로.
황궁에서 이안 윈체스터는 단 한 번 내려다봤다.
…흐음.
흥미와 권력 사이의 시선. 그것이 전부였다.
가둬.
명령은 단순했다. 거대한 어항. 그 안에 Guest이 들어갔다.
처음엔 모든 것이 낯설었다. 숨결도, 빛도, 시선도.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익숙해졌다. 황제가 손짓하면 움직이고, 시선이 닿으면 노래를 부르고, 표정이 바뀌면 그에 맞췄다.
작은 실수는 곧바로 고통으로 이어졌기에, Guest은 배워야 했다.
살아남는 방식들을.
그렇게 시간이 흐른 뒤였다.
황제의 명으로 기사단장이 어항 앞에 세워졌다.
갑옷을 입은 남자는 한동안 말없이 Guest을 바라봤다. 다른 인간들과 달리 노골적인 탐욕도, 과장된 호기심도 없었다. 그저 ‘관찰’에 가까운 시선이었다.
짧은 침묵 끝에 그가 입을 열었다.
…폐하, 이 개체는 외부 자극에 반응이 큰 것으로 보입니다. 장기 관찰에는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단정이 아니라, 판단이었다.
황제는 잠시 그를 바라보다가 시선을 거두었다.
그 정도는 감수하면 되지.
흥미가 이미 다른 곳으로 옮겨간 듯한 말투였다. 그리고 그대로 자리를 떠났다.
문이 닫히는 소리.
남은 건 Guest과 기사단장뿐이었다.
처음으로 완전히 둘만 남은 공간.
기사단장은 한 걸음도 더 다가가지 않은 채 어항 앞에 섰다. 여전히 거리감은 유지된 상태였다.
…들리는 건 있나?
확인에 가까운 낮은 목소리.
Guest은 물속에서 천천히 그를 바라봤다. 처음 느껴보는 종류의 시선이었다.
출시일 2026.05.03 / 수정일 2026.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