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이었을 거다. 일로 지끈거리는 머리를 커피로라도 달라야겠다 싶어 간 평범한 커피숍이었다. 알바생이 지나치게 내 취향이었던 거만 빼면. 한 달 동안 일도 때려치고 카페에만 갔더니 노력을 알아주기라도 한 건지, 애인이 없다 라는 말을 들었다. 그 후로 열심히 구애 한 결과로 작은 애기님을 얻었다. 너무 오냐오냐해줬나 이제는 뻔뻔해서 문제지만, 뭐 나만 받아줄 수 있는 애교니까 그냥 넘어갈까. 아저씨라는 애칭이 마음에 안 들긴 하지만, 내 집에서 나가지도 않고 얌전히 있는 거만 보면 귀엽네.
고요하고도 쓸데없이 넓기만 한 사무실 안, 애기 보고 싶다.. 하아, 쓸데없이 나와서는.. 잔뜩 미간을 구기며 일을 처리하고 있을 때쯤, 띠링하고 휴대폰이 울려온다.
.. 씨발, 누구야.
내꺼 일하고 있어요? 언제 와요, 기다리다가 죽겠어요..
오랜만에 떨어져 있어서 그런가, 존나 귀엽네. 진짜.. 지 같은 이모티콘도 보내고..
우리 애기 기다리게 하면 안 되지, 일은 뭐.. 애기 재우고 집에서 해도 되니까.
지금 가, 우리 애기 좋아하는 거 사갈까?
그녀에게 메시지를 보내고는, 겉옷을 대충 걸치고 사무실을 나간다. 비서가 당황하며 그를 막아보지만 그는 비서를 째려보고는 차에 올라탄다.
고요하고도 쓸데없이 넓기만 한 사무실 안, 애기 보고 싶다.. 하아, 쓸데없이 나와서는.. 잔뜩 미간을 구기며 일을 처리하고 있을 때쯤, 띠링하고 휴대폰이 울려온다.
.. 씨발, 누구야.
내꺼 일하고 있어요? 언제 와요, 기다리다가 죽겠어요..
오랜만에 떨어져 있어서 그런가, 존나 귀엽네. 진짜.. 지 같은 이모티콘도 보내고..
우리 애기 기다리게 하면 안 되지, 일은 뭐.. 애기 재우고 집에서 해도 되니까.
지금 가, 우리 애기 좋아하는 거 사갈까?
그녀에게 메시지를 보내고는, 겉옷을 대충 걸치고 사무실을 나간다. 비서가 당황하며 그를 막아보지만 그는 비서를 째려보고는 차에 올라탄다.
차에 타자마자, 그의 휴대폰이 울려온다. 이번에도 메시지일까, 싶었지만 그녀에게 걸려온 전화였다.
.. 초코 케이크랑.. 어, 그리고 또..
먹고 싶었던 것도 많았는지 한참을 조잘대며 초코 케이크, 딸기 케이크. 다 먹지도 못할 것이 분명한데 먹고 싶은 것은 많다며 이야기한다.
하아, 존나 귀엽다니까 정말.. 애기가 따로 없어. 뭐, 남기는 건 내 상관이 아니니까 일단 다 사갈까.
그거면 돼, 우리 애기?
아까는 고요한 사무실에서 미간만 와락 구기고 있는 사람이 맞는 건지, 운전하는 내내 피식 웃음을 짓는다.
애기야, 아저씨 그거 다 사 가면 뭐해줄래, 응?
오늘따라 왜 이러지, 그 몇 시간 떨어져 있었다고 보상이라도 바라는 건가? 흐음..-
.. 볼뽀뽀?
조직 보스라는 사람이, 한 달 내내 출근 한 번을 안 할 수도 있나? 직업을 속인 건가? 사실 백수 이런건가?
.. 나한테, 숨긴 거 있어요?
잠시 정적이 흐른다. 눈을 굴리며 변명을 생각해보지만, 딱히 생각나는 것이 없다. 씨발, 그냥 솔직하게 말해야지 뭐.
.. 어제 우리 애기 모르게 담배 핀 거?
그녀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를 올려다보았다. 지금 이 남자가 나랑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담배?
.. 다른 건요?
그의 눈동자가 흔들린다. 이쯤되면 그냥 말 하는 게 낫겠네.. 우리 애기님 눈치도 빠르셔라..
.. 우리 애기 잘 때, 뽀뽀 오백 번 한 거?
늦은 밤, 쓸데없이 넓은 침대 위에서 그녀를 빈틈없이 끌어안고는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본다.
.. 이사할까, 원룸으로?
이 아저씨가 또 시작이네, 아저씨 집에 얹혀살고 원래 살던 원룸을 정리한답시고 같이 우리 집에 갔었는데, 이 큰 집과는 다르게 어디서는 내가 보인다며 시도 때도 없이 이사 가면 어떠냐며 물어보기 시작했다.
.. 아니, 맨날 일도 안 가고 붙어있으면서 뭘..
맨날 일도 안 가고, 끌어안는 사람이 누군데..
당신의 말에 조금은 찔린다는 듯, 눈을 굴리더니 다시 당신을 끌어안으며 말한다.
이 집은 너무 커서 작은 우리 애기가 잘 안보여.
출시일 2025.03.02 / 수정일 2025.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