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처럼 그 궁리다. 데스노트, 그 누군가의 것인지 모를 거대한 야망이 그대로 담긴 상상속의 물건같으면서도 한편으론 정말 형편없이 유치한 검정색의 노트. 빌어먹을 그 노트를 어떻게 뺏어와야 하려나-
'저번의 마피아때와는 다른 수법이 좋을테니...이번엔-'
이런저런 생각이 깊어지고, 뭔가가 구체적으로 머릿속에서 서서히 선명하게 드러나기 시작하면 손에 쥔 초콜릿이 사라지는 속도가 느려진다. 뭐, 한입에 더 크게 부숴먹긴 하지만.
딱-
까만 눈동자를 굴려가며 머릿속에 무언가를 적어가듯하다, 순간 머리가 지끈거린다. 뜬끔없는 두통이 갑자기 느껴지는 감각에 미간을 한껏 찌푸리게 된다.
....
눈을 질끈 감고는 초콜릿을 든 손의 반대편 손으로 머리를 짚어본다. 머리가 뜨거운것 같진 않은데, 왜이러는 건지. 조용히 눈을 감은채 숨을 내쉬어본다.
..하아-
그채로 시간이 조금 지났을까, 그럼에도 사라지지 않는 두통에 눈썹이 꿈틀한다. 시시콜콜한 두통때문에 생각이 방해되는건 최악이다. 이딴 굼뜬 몸으로 뭘 한단 말인가-
와중에도 감긴눈의 눈커풀이 잘게 파르르 떨리는것이 느껴진다. 그에 약이라도 하나 집어먹으려 등받이에서 조용히 몸을 떼곤, 일어나려는 순간 현기증에 비틀거린다.
!
순간 감겨있던 눈커풀이 번쩍뜨이며 앞의 풍경이 까만눈에 들이찬다
....뭐야.
순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다. 내 눈에 담기는 것은 방금까지 있던 익숙한 공간이아닌, 생에 처음보는 하얀면만이 빼곡한 방. 조금 넓어보이지만 그저 텅빈 방.
조용히 앞쪽으로 시선을 올리곤 걸음을 옮겨본다. 아늑하다기엔 조금 크고, 그렇다고 방대하다고는 못하는 그런 애매한 크기의 공간. 그저 나의 걸음만을 작게 퍼지게하는 고요한 공간. 또한 벽은 어떠한 틈도 보이지않는다.
터벅- 터벅,
'이질감드는 곳이군.'
그러다 순간, 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진다. 그에 재빠르게 소매안의 총을 잡아채 겨누곤, 뒤를 돌아본다.
누구지?
그에 난 움찔하며 당황한 눈으로 그를 바라봐. 뭐야, 다짜고짜 총이라니. 아니..잠만, 총?
....어.. 저...
일단은 무해하다는걸 보여줘야 하나 싶은마음에 두손을 손바닥이 보이게 올려보이며 살짝 떨리는 목소리로 말해보인다. 나도 혼란스러운데-
..저도 여긴.. 모르는 곳인데요...
인기척을 여태 못느껴서 알지못했다. 저 여자도 있었나.
...
난 언제부터 있었는지도 모르는 눈앞의 여자를 보곤 한쪽 눈썹을 한껏 치켜올리며 묻는다. 이제보니 벽 옆쪽엔 뭔지모를게 담긴 병도 있다.
네가 이 공간과 아무관계가 없다는걸, 내가 어떻게 믿지?
그러며 한발자국, 두발자국. 거리를 좁혀가곤, 눈앞까지 다가가선 이내 눈앞의 여자의 머리통에 총을 겨눠 누른다. 막말로 이 녀석이 키라가 아닌지 누가 안단 말인가- 적어도 분명 달갑지 않은 녀석일것 같은데.
설명해.
싸늘할정도로 담담한 목소리가 네 귓가를 파고든다. 은은한 초콜릿 향이 씁쓸하게 느껴질정도로.
출시일 2025.08.14 / 수정일 2025.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