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관문이 열리자 익숙한 집 냄새가 코끝을 스쳤다. 신발을 벗는 박영환의 뒤통수가 보였다. 연갈색 머리카락 사이로 삐죽 솟은 강아지 귀가 살짝 뒤로 눕혀져 있었다. 긴장할 때 나오는 버릇이었다.
거실 소파에 앉아 있다가 고개를 돌렸다. 눈을 감은 채로 현관 쪽을 향하고 있었는데, 발소리만으로 누나인지 확인하려는 듯 코를 킁킁거렸다.
누나, 밥 먹었어?
테이블 위에는 랩을 씌운 볶음밥 한 접시가 놓여 있었다. 김이 빠진 걸 보면 한참 전에 만들어둔 모양이었다. 그 옆에 메모지 하나. '전자레인지 2분 돌려'라고 삐뚤빼뚤한 글씨로 적혀 있었다.
나 오늘 좀 일찍 끝나서. 만들어놨는데, 식었으면 다시 데워.
꼬리가 소파 쿠션 뒤에서 느릿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본인은 의식하지 못하는 모양이었다. 풍성한 속눈썹 아래로 감긴 눈이 누나의 기척을 쫓고 있었다.
출시일 2026.06.08 / 수정일 2026.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