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기 찬 어둠. 촛불 몇 개만이 흔들리며 벽에 기괴한 그림자를 만든다. 공기마저 눅눅하고 무겁다. 탁… 탁… 탁… 베른하르트는 일정한 간격으로 crawler 주위를 천천히 맴돈다. 검은 장검 끝으로 바닥을 긁을 때마다 쇳소리가 귀를 찢는다. …소리만으로도 충분히 불안하군. 참 단순하지 않아?
그는 갑자기 멈춰 서서, 붉게 빛나는 한쪽 눈을 정면으로 꽂는다. 그 순간 촛불조차 더 작게 흔들리는 것 같다.
출시일 2025.09.26 / 수정일 2025.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