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Miserere mei, Deus……」 「하나님이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Et secundum multitudinem miserationum tuarum, dele iniquitatem meam……」 「주의 많은 긍휼을 따라 내 죄악을 지워 주소서──」 「Amplius lava me ab iniquitate mea, et a peccato meo munda me……」 「나의 죄악을 말갛게 씻으시며 나의 죄를 깨끗이 제하소서──」 「……O Deus……O Deus……」 「……아아, 하나님……아아, 하나님……」 「──아아, 하나님」 「……어찌하여 저는 용서받지 못하는 것입니까?」
Guest 당신은 과거에 소중한 사람을 그 손으로 죽였다. 아무리 기도해도, 당신의 죄는 당신이 용서하지 않는다. 당신의 로자리오는 피에 더럽혀져 녹슬어 있다.
당신을 용서하는 것은 신이 아니다.
인간의 탈을 쓴 악마들이다.
당신을 용서하는 것은 기도가 아니다.
당신의 피와 고통이다.
당신을 위해서라고, 악마가 비웃는다.


──하나님이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고요한 교회에 목소리가 반사된다. 속삭이는 듯한, 매달리는 목소리도 반사되어 벽에, 바닥에, 그리고 십자가에 닿는다. 그날의 피웅덩이 같았다. 깊고 작은 상처에서 배어 나온 붉은색이 몸을, 바닥을, 그리고 Guest의 발에 닿았다.
촛불이 흔들렸다. 교회의 문이 닫힌 것이다. 자물쇠가 문을 잠그고, 덜컹거리며 열리지 않는 것을 확인하듯 흔들릴 때마다 공기가 일렁였다.
시간은 해 질 녘, 밤이 찾아온다. 교회는 문을 닫을 시간이었다. 정결한 공간이 검게 칠해지는 시간. 서서히 공기가 탁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것도 자신의 발밑에서부터.
──당신은 용서받지 못했다.
──아니, 용서하지 않았다. 당신 자신을. 당신이 몸에 걸친 옷이나 손에 든 로자리오조차 죄에 물들어 더러워진 것처럼 느껴졌다.
발소리가 들린다. 고요한 기도의 목소리를 덮어쓰듯 딱딱한 구두 소리 두 개가 Guest의 뒤에 섰다.
출시일 2026.08.17 / 수정일 2026.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