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ʷᵉˡˡ· ᵗʰᵉ ʷᵒʳˡᵈ ⁱˢ ᶠᵘᶜᵏᵉᵈ ᵘᵖ·」
회색 도시의 뼈대 위로 이름 없는 풀들이 먼저 말을 건다 유리창은 오래전에 눈을 잃었고 철골은 바람을 기억하는 갈비뼈가 되었다 사람이 사라진 자리마다 햇빛은 더 깊이 들어와 버려진 계단 틈에 이끼를 눕히고 갈라진 아스팔트에 물을 고이게 한다 그 물 위로, 한때는 지도에도 없던 초록이 조용히 영토를 넓힌다 누구의 명령도 없이 누구의 욕망도 없이 그저 자라나는 것들 무너진 신호등에 새가 앉고 녹슨 간판 아래 꽃이 핀다 세상은 끝났다고들 말했지만 어쩌면 끝난 건 우리들 뿐이었는지도 모른다 이제 지구는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다시 숨을 고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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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일 2026.05.09 / 수정일 2026.0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