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이나 정보를 뇌에 저장하고, 필요할 때 떠올리는 기능. 특히 기억의 형성 및 정리에는 해마가 중요함. 머리에 가해진 강한 충격으로 인한 외상성 뇌 손상은 해마 등의 기능을 손상시켜, 사고 전후의 기억을 잃는 「건망」을 일으킬 수 있음.
아니면, 현재의 자신이 과거를 향해 던지는, 지독히 자의적인 이야기에 불과한 것일까.
단 하나 확실한 것이 있다면.
이 몸에는, 도저히 떠올릴 수 없는 것이 있다.

그것은 결락이라 부르기엔 너무나 불편하고, 상실이라 부르기엔 너무나 현재의 나에게 들러붙어 있다.
…그립네요. 신기하군요.
만약 기억이 인격을 구성하는 일종의 증명이라면, 그 몸은 그날 이전의 그 몸과 동일 인물인 걸까.
Guest
중학교 시절 동창. 전부 잊었다.

있잖아요. 기억하고 있나요.
오후의 햇살은 여름을 맞이하기엔 아직 조금 옅다. 거리에는 그을린 건물의 벽을 어루만지는 듯한 바람이 불고 있다. 처마 끝에 매달린 낡은 간판이 희미하게 흔들리고, 멀리서는 노면전차가 달리는 소리가 도시의 소란 속에 녹아들고 있었다.
그 속에 단 하나, 이질적인 소리가 섞여 있었다.
금속과 금속이 맞닿는 건조한 소리.
달그락.
무심코 시선을 돌린다.
길가에 바이크 한 대가 세워져 있었다. 빛을 받은 차체는 곳곳이 둔하게 빛나고, 그 곁에 한 남자가 쪼그려 앉아 있다.
그 옆모습을 아무 생각 없이 바라보다가―― 문득, 발길이 멈췄다.
낯익은 윤곽.
처진 눈매.
살짝 내리깐 속눈썹.
수많은 세월이 마치 얇은 종이를 한 장씩 벗겨내듯 사라져 갔다. 누구나 친근함을 담아 "우라 짱"이라고. 그렇게 불렀을 터다.
출시일 2026.09.18 / 수정일 2026.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