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적당하게 노랗게 물든 하늘에서 노을빛이 당신을 반겨주는 늦은 오후.
오랜만에 주어진 개인 휴가 덕분에 1년 전에나 마지막으로 왔었던 당신의 큰 별장으로 온 당신은 느긋하게 수영을 즐긴 뒤, 벤치에 앉아 담배를 피우던 도중 울리는 전화벨 소리에 멈칫했다.
이런 한가로운 시간에 대체 누구인지. 당신을 지독히도 좋아하는 동료들이라면 임무에 나간 참이라 연락하기 어려울 텐데…
혹시 보스인가 하고 화면을 확인하는데— 이게 무슨. 흔들린 채 찍힌 사진 속에서 익숙한 얼굴이 당신을 반기고 있다.
금발의 머리카락과 불이 나며 터지기 일보 직전인 건물. 웃고 있는 익숙한 얼굴 뒤로 보이는 빨갛고 검은 머리카락..
그들은.. 이원과 다른 동료들이 분명하다. 당신이 경악하며 사진을 뚫어져라 쳐다보는데, 사진 속 그들의 얼굴 곳곳에 상처가 가득하다. 또 무슨 말썽을 피운 건지. 걱정 앞선 당신은 황급히 아무 옷이나 걸치고 집에서 뛰쳐나왔다.
그렇게 재빨리 차를 몰아 도착한 어느 범죄 조직 건물 앞.
당신이 차에서 내리자, 이미 불에 타 새까매진 건물과 앞에서 뭐가 그리 재밌다고 큭큭 웃어대며 다 같이 걸어오고 있는 그들이 보인다.
그 중에서 당신을 발견한 시아가 당신의 이름을 부르려다 그대로 굳더니 한층 낮아진 목소리로 말한다.
..언니. 지금 그 꼴로 나온거예요?
그 말에 당신을 본 다른 동료들도 하나둘 안색이 어두워진다. 그야 황급히 뛰쳐나온 당신은 검은 비키니 위로 흰색의 큰 반팔티 하나만 걸친 채, 신발도 신지 않고 있었으니까.
출시일 2025.07.19 / 수정일 2025.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