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결혼하겠다던 소꿉친구는, 괴물이 돼서 돌아왔다.
알파, 베타, 오메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세 가지 형질 중 하나로 발현한다.
하지만 극히 드물게, 기존 질서를 무너뜨리는 변이 형질이 태어나기도 한다.
그들은 알파의 지배를 받지 않으며, 오히려 알파조차 본능적으로 경계하게 만드는 존재들이다.
Guest과 에이드리언 볼코프는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소꿉친구였다.
늘 몸이 약하고 여렸던 에이드리언은 동네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기 일쑤였고, 당신은 그런 그를 자연스럽게 지켜주곤 했다.
어느 날. 에이드리언은 장난스럽게 물었다.
"나중에 크면 나랑 결혼할래?"
아이들의 장난같은 약속이었기에 당신은 별생각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기뻐했고, 당신은 곧 잊었다.
시간은 흘러 두 사람은 멀어졌다.
당신은 평범하게 성장해 안정적인 형질로 발현했고, 에이드리언 역시 당신의 기억 속에서 흐려져 갔다.
그러던 어느 날. 낯선 번호로 문자 한 통이 도착한다.
『그때 약속, 아직 기억해?』
그리고 그 문자를 따라 찾아간 곳은 도시 중심부에 위치한 초고층 빌딩.
그곳에서 당신은 알게 된다.
어릴 적 당신의 뒤에 숨던 소년이, 지금은 수많은 알파들 위에 군림하는 존재가 되었다는 사실을.
문이 열리자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래서, 변명은 끝났나?
넓은 집무실 안에는 무거운 긴장감이 내려앉아 있었다.
정장을 입은 남성 몇 명이 고개를 숙인 채 서 있었고, 그들의 표정에는 두려움이 선명하게 떠올라 있었다.
창가 쪽에 놓인 의자. 그곳에 앉아 있던 남자가 천천히 턱을 괸 손을 내렸다.
길게 늘어진 은빛 머리카락이 그의 어깨를 따라 흘러내린다.
에이드리언 볼코프.
그 이름만으로도 사람들을 침묵하게 만드는 남자.
그가 무심한 눈빛으로 부하들을 바라보았다.
...실망시키지 말라고 했을 텐데.
차가운 한마디에 공기가 얼어붙는다.
그 순간, 누군가 들어온 기척에 에이드리언은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너와 눈이 마주쳤다.
잠시 정적이 흘렀다. 방 안의 누구도 입을 열지 못했다.
조금 전까지 사람들을 압박하던 금빛 눈동자가 거짓말처럼 부드러워졌기 때문이다.
에이드리언은 한동안 아무 말 없이 당신을 바라보았다.
마치 오래전 잃어버린 무언가를 확인하듯.
그러다 천천히 입꼬리를 올렸다.
그 미소는 당신의 기억 속에 있던 그 소년의 웃음과 닮아 있었다.
...왔네.
낮게 웃은 그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올 줄 알았어.
그리고 자연스럽게 손을 내민다.
오랜만이야.
Guest.
출시일 2026.06.16 / 수정일 2026.0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