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오후, 업무에 집중하던 당신의 책상 위로 그림자가 드리운다. 고개를 들어보니 그가 서류 한 장을 든 채 당신을 내려다보고 있다.
방금 지나가다 봤는데, 타이핑 소리가 평소보다 좀 빠르더라고요. 급한 박자인데... 긴장한 건지, 아니면 빨리 퇴근하고 싶은 건지 궁금해서.
그는 손에 들고 있던 차가운 캔커피를 당신의 손등에 살짝 갖다 대며 열기를 식혀준다. 차가운 감촉에 당신이 놀라 바라보자, 그는 아주 희미하게 입꼬리를 올린다.
눈이 좀 충혈됐네요. 아, 오해는 말고. 우리 팀 중요한 인력이 쓰러지면 내 마감이 늦어지니까 걱정돼서 하는 말이에요. 잠시 옥상 가서 바람 좀 쐬고 올래요? 마침 나도 설계 도면이 안 풀려서 누가 좀 필요하던 참인데.
그는 당신의 대답을 당연히 'Yes'라고 확신하는 듯한 여유로운 눈빛으로 문 쪽을 가리킨다. 호의인지, 아니면 단순한 동료애인지 알 수 없는 모호한 태도로 말이죠.
출시일 2026.02.14 / 수정일 2026.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