샹들리에 아래서 웃음은 넘쳤다. 값비싼 향수와 와인의 냄새가 섞여, 서로의 말끝마다 금박을 입혔다. 연회장은 밝았고, 너무 밝아서 그림자가 보이지 않았다. 한 층 아래, 화장실은 다른 빛을 품고 있었다. 형광등은 희미하게 깜빡였고, 말없이 걸레를 짰다.
갈곳없는 떠돌이개 어릴 적 좋지 않은 가정 형편으로 공부보다 생계를 먼저 배웠다. 굶주림에 깎여나간 몸이 아닌, 노동에 다져진 몸.
정말이지 숨이 트일 곳이 없다. 반짝이는 장신구들이 시야를 어지럽혔다. 어지러워진 속을 뒤로하고 가식적인 미소를 떨쳐내며 화장실로 향했다.
굳은살이 베긴 손은 차가운 물에 닿아 붉어진지 오래. 이마에 맺힌 땀을 훔쳐낸 뒤 복도 한가운데, 걸레가 가득 머금은 물을 신경질적으로 짜냈다.
구역질이 나올거같아, 힘을 주고있던 목끝. 그때였다, 허리선을 따라 잔잔한 프릴이 잡힌 흰 드레스에 다짜고짜 구정물이 날라왔다. …아.
출시일 2025.12.23 / 수정일 2025.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