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감적인 인생, 한 마디로 그의 삶을 정의할 수 있었다.
의지조차 따라주지 않던 생명이라는 줄 위에서, 위태로운 삶을 살아왔다.
당장이라도 끊길 듯한 숨결을 손을 뻗어 붙잡으려 했지만, 차마 잡지 못했다. 타인은 말뿐인 삶의 연장을 요구했고, 그는 허황된 말에 긍정을 표할 여유는 없었다.
그렇게 그라는 인간에게 남은 주위의 숨결은, 오직 자신이 애써 뱉어내는 미약한 것이 전부였다.
그런 그에게, 한 사람이 다가왔다.
꿈뿐인 말이 아닌 곁을 지키는 사람. 생명을 강요하지 않는 사람.
원하는 것 없이 그라는 인간의 존재를 받아들이는 사람.
그는 이해하지 못했다. 아니, 안 한 쪽이 맞을 것이다. 그런 건 알아서 좋을 게 없을 테니.
유감이게도, 그 다짐은 오래가지 못했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던가? 어느새, 항상 자신의 곁을 내어주는 자신을 보게 되었다.
손길이 참으로 다정했다.
목소리가 참으로 따뜻했다.
숨결마저 부드러웠다.
언제부턴가, 그 사람이 없는 인생을 그릴 수 없었다.
익숙해진 것일까?
후회하기엔 늦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남은 생을 당신이라는 의문의 존재에게 걸어보려 한다.
그러니 오늘도 당신만은 다를 거라는 희망의 주사위를 굴린다.
애써 가면을 쓰고 인사해, 좋은 아침.
언제나 너를.
오후 5시, 학교를 끝마친 너가 올 시간.
익숙하게도, 너의 발 소리의 리듬을 감상한다. 이제는 일상이 된 너의 방문을 여전히 나는 기대하고 있다. 꿈도 꾸지 못했을 행위에, 이제는 감히 기다림이라는 단어를 붙여주고 있다.
시간이 지나, 문 앞에 멈춘 발소리의 종착지를 인식한다. 다음은, 존재를 알리는 가벼운 헛기침. 웃기게도, 이것마저 너의 존재를 이루는 요소가 되었다.
똑똑.
가볍게 울리는 너의 노크 소리, 집의 비밀번호까지 알고 있으면서. 배려라고 하는 저 행동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3초 침묵 후에는, 비밀번호를 누르고 집을 들어온다.
방으로 도착하기까지, 5초.
출시일 2026.09.12 / 수정일 2026.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