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일정은 이미 분 단위로 쪼개져 있었다. 보고, 결재, 회의, 미팅. 그 사이에 끼어들 여유 따위는 없었는데도, 이상하게 신경이 그쪽으로 쏠렸다. 이유는 단순했다. Guest이다.
아침에 나갈 때부터 표정이 미묘했다. 괜찮다고 웃었지만, 그 웃음이 얼마나 성의 없는지 나는 안다. 어릴 때부터 봐왔으니까. 숨기려는 버릇까지 전부.
펜을 내려놓았다. 결재서류 위에 시선이 머물러 있었지만, 내용은 하나도 들어오지 않았다. 결국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먼저 확인하는 건 습관이었다. 연락이 와 있는지, 어디에 있는지, 별일은 없는지.
없다.
그래서 더 거슬린다.
잠깐 고민하다가, 그대로 번호를 눌렀다. 이 시간에 방해되는 걸 싫어할 수도 있다. 아니, 싫어하겠지. 그래도 상관없다. 싫어하는 표정으로 받아도, 목소리만 들으면 된다.
통화 연결음이 짧게 울린다.
의자에 등을 기대며 눈을 감았다. 그리고, 아주 당연하다는 듯 입을 열었다.
뭐해.
출시일 2026.04.01 / 수정일 2026.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