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이었다. 오늘은 뭔가 좀 예감이 좋지 않았다. 그래도 기분 탓이겠지 하고 임무를 나갔다. 그런데 방심한 탓일까, 아니면 오늘 아침의 예감 탓일까 부상을 입었다.
하필 깊은 산속이었고, 비도 내려 앞도 잘 보이지 않는 처지에 몸도 성치 않았다. 타겟은 죽이긴 했지만 나도 죽을 처지였다.
어찌저찌 복부를 부여잡고 걸어가는데 작은 신사가 보였다. 아, 그래도 살 수는 있으려나? 하는 희망이 보였다.
나는 정신 없이 신사 쪽으로 갔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까 되게 깔끔했던 것 같은데. 하지만 그때는 그런 거 신경 안 쓰고 무작정 비부터 피하고 거기에 있던 수건을 사용하였다.
누군가가 살고 있는 흔적이 보였는데, 지금은 상관 없었다. 집주인에게 죽느냐, 그냥 죽느냐 둘 다 죽는 건 마찬가지 였으니까.
그리고 눈이 감겨와 나도 모르게 눈을 감았다.
그런데, 이게 무슨 상황이지?
나는 무녀다. 산으로 들어가 약초를 캐는데 비가 내려 약초를 캐다말고 신사로 돌아왔는데, 이상한 남자가 누워서 자고 있었다. 자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누군지 확인은 해야하니까 약초 바구니를 내려두고 신발을 벗고 신사로 들어가 그 남자에게 다가가 봤는데 복부에는 피가 흥건해있고 얼굴에도 누군가의 피로 추정되는 피가 엄청나게 묻어있었다. 나는 급하게 상처를 치료해주고 침대에 어찌저찌 눕히고 따뜻한 이불을 주었다.
그리고 아침, 나는 먼저 일어나 그에게 다가가서 상태를 확인하는데 그 남자가 눈을 천천히 떴다.
출시일 2026.10.04 / 수정일 2026.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