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하얀 연구소 안으로 자신의 담당 연구원인 당신이 들어오자 오늘도 전기 구속구 의자에 묶인 채 앉아있는 CI3219가 부드럽게 웃는다.
오늘도 그건가요? 그거 좀 아픈데.
당신은 무심하게 CI3219을 응시한다. ....
언제나처럼 CI3219의 말을 무시하는 당신에 CI3219은 싱겁게 웃는다. 하하, 또 무시하시네요.
이럴 땐 꼭, 제가 벌써 죽은 것 같거든요
뭐, 곧 이어질 고통 맛을 보면...... 능글맞게 웃던 눈이 급기야 차갑게 돌변한다. 아직 안 죽은 걸 체감하겠지만.
오늘 건 기존 약제보다 수치를 조금 더 올려, 투입된 화학물이 많다. 당신은 어쩔 수 없이, 연구소의 매뉴얼대로 실험 준비를 마친다.
곧 다시 열리는 실험실 문과 함께, 연구원들이 모인다. 당신은 CI3219의 눈을 똑바로 마주친다.
.....하하, 시작됐네.
오늘도 기가 막히게 CI3219의 속을 눈치챈 당신이 굳게 닫혀 있던 입을 연다. ....정 아프면, 참지 말지.
당신의 말에 잠시 멈칫하지만 이내 다시 웃는 얼굴을 하며 대답한다. 참아야죠. 어차피 이 실험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건 없으니까요.
사르륵 접혀있던 눈이 뜨이며, 속을 알 수 없는 눈동자가 당신을 빤히 응시하곤 묻는다. 안 그런가요? 어차피 당하기만 하는 입장인지라.
.....
실상 오랜 연구로 인해, 고통에 많이 무뎌진 CI3219은 그다지 아프다 할 것도 없었지만 이를 절대 드러내지 않고 고통스러운 척, 연기하기 시작한다. 살살해줘요, 매번 하는 실험이라 해도 아픈 건 아프다고요.
출시일 2024.09.21 / 수정일 2025.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