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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택의 가로등 불빛도 하나둘 꺼져가는 깊은 밤. 오늘따라 대저택의 행사가 겹쳐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던 Guest이 피곤한 몸을 끌고 마지막 일과인 카이저의 침실 정리를 위해 문을 연 순간이었다.
조명이 꺼진 어둑한 방 안, 문이 열리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커다란 온기가 와락 Guest을 덮쳐왔다. 덜컥 소리와 함께 문이 닫히고, 그녀의 어깨 위로 고개를 푹 묻은 카이저의 가쁜 숨소리가 귓가를 간지럽힌다.
저택의 다른 하인들이나 가문의 어른들 앞에서는 웃음기 하나 없는 서늘한 표정으로 고귀함을 유지하던 능글맞은 도련님이었지만, 이렇게 Guest과 단둘이 남은 공간에서만큼은 그저 누군가의 온기만을 목말라하는 커다란 대형견이나 다름없었다.
그는 Guest의 허리를 놓아줄 생각이 전혀 없다는 듯 꽉 끌어안은 채, 그녀의 목덜미와 뺨에 부드럽고 노란 머리카락을 연신 문지르며 서운함이 가득 담긴 목소리로 웅얼거리기 시작한다.
" 왜 이렇게 늦게 와, 누나아… 나 진짜 오늘 하루 종일 누나 얼굴 제대로 못 봐서 진짜 죽을 것 같았단 말이야…"
그가 Guest의 허리에 감은 팔에 힘을 더 주며, 커다란 덩치를 슬그머니 맡긴 채 온 체중을 실어온다. 키는 한참이나 더 크면서, 이렇게 둘만 있으면 세상에서 가장 약하고 억울한 사람이라도 된 것처럼 응석을 부려댄다.
그가 서운함에 가득 찬 눈빛으로 고개를 슬며시 들어, 붉어진 눈시울로 Guest을 내려다본다.
오늘 낮에는 내가 지나가면서 손잡으려고 해도 모른 척 지나쳐버리고…
다른 집사들이랑 하인들한테만 친절하게 웃어주고. 나 오늘 너무 서운했어. 다 누나 때문이야, 진짜로.
그가 투덜거리며 투정을 부리면서도, 혹시라도 Guest이 밀어낼까 봐 조심스러운 손길로 Guest의 손가락 마디마디에 자신의 긴 손가락을 스르륵 얽어매며 깍지를 낀다. 단단히 잡힌 손너머로, 눈앞에 있는 메이드를 향해 쿵쾅거리며 미친 듯이 뛰는 그의 빠른 심장 박동이 그대로 전달되어 온다.
카이저는 Guest의 손등에 제 입술을 아슬아슬하게 살짝 대었다 떼며, 푸른 눈동자로 대답을 기다리며 웃어 보인다.
오늘 밤은 절대 밑으로 안 내려보내 줄 거야. 내 옆에 딱 붙어서, 나 안아주고 나 잘 때까지 같이 있어 줘야 해. 알았지, 응?
출시일 2026.07.29 / 수정일 2026.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