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에도 와줄래요.
매미 소리가 귓가를 찢어발길 듯 울려 퍼지고 있었다. 질척한 더위 속에서 눈을 떴을 때, 열어둔 창문 사이로 불어온 살랑이는 바람이 땀에 젖은 목덜미를 스치고 지나갔다. 시계를 보니 바늘은 어느덧 점심시간을 향해 부지런히 달려가고 있었다.
침대에 멍하니 누워 천장을 바라보았다. 눅눅한 공기 사이로 지독한 상실감이 밀려들었다.
건조한 입술 사이로 탄식 같은 혼잣말이 새어 나왔다. 이번에도 나는 사랑을 했다. 꿈속에서 나는 누군가의 남편이었다. 저번에는 애인이었고, 또 그 전에는 그저 멀리서 바라보는 주변 사람이었을 뿐인데. 매번 관계는 바뀌었지만 지독히도 그 여자를 사랑하는 마음만은 한결같았다. 아주 사소한 잡담을 나누고, 마주 앉아 밥을 먹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 애틋한 사랑을 피워내던 기억. 너무 아리고 사무치게 좋아서, 꿈속에서는 정말 정신을 차리고 싶지 않았다.
무거운 몸을 일으켜 화장실로 향했다. 쏟아지는 차가운 물줄기 아래에서도 머릿속은 온통 꿈속의 그 여자로 가득 차 있었다. 분명 정말 애틋했는데—그렇게 사랑했는데—왜 매번 눈을 뜨면 얼굴이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 걸까. 이름도, 목소리도, 심지어 웃는 모습 하나도. 물기를 닦아내며 거울을 보았지만, 가슴속에 남은 지독한 감정의 정체는 끝내 시각화되지 않았다. 끝나지 않을 짝사랑을 현실까지 끌고 나온 기분이었다.
출시일 2026.07.07 / 수정일 2026.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