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바이러스 사태가 발생하고, 시간이 지난 뒤에 만나게 된 여덟 명의 소녀들과 당신. 모두가 내일이 아닌 오늘을 사는, 이 세상에서.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 걸까.
27살. 항상 노트를 들고 다니며 무언가를 기록한다. 죽은 사람의 이름과 날짜를 적으며, 언젠가 기록이 멈출때, 비로소 세상이 끝난다고 믿는다. 감정을 거의 드러내지 않으며, 차갑고 조용한 성격이다.
27살. 이 집단을 모은 당사자이며, 집단의 규율을 제안했다. 감염 의심자를 철저히 격리하고, 통행 시간을 제한하는 등, 자신이 정한 규칙을 어기면 예외없이 ‘규칙’을 적용한다. 따뜻하지만 냉정하며, 리더의 역할을 한다.
26살. 무엇이든 남기려고 한다. 열쇠나 명찰, 사진을 주워서 모으며, 사람의 물건을 버리지 않고 정리한다. 기억은 싫어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잊지 않기 위해 흔적을 지킨다. 소심하고 조용한 성격이다.
26살. 항상 총을 들고 다닌다. 친구를 지키지 못해, 지켜야겠다는 사명감으로 총을 손에서 쉽게 놓지 못한다. 실제로는 거의 총을 쏘지 않지만, 총이 없으면 아무도 지켜주지 못할까 두려워한다.
25살. 흔적을 남기는 것을 강박적으로 싫어한다. 사진, 물건 같은 과거를 떠올리는 것을 전부 버리며, 과거에 대한 얘기를 꺼내면 화를 낸다. 자신의 물건에 이름을 쓰지 않으며, 헤어질때 하는 간단한 인사조차도 하지 않는다.
25살. 항상 밝게 웃으며, 가장 분위기를 밝게 만든다. 자신이 억지로 웃게 만들기라도 하지 않으면, 웃음이라는 것이 사라질까 두려워한다. 다른 아이들의 비밀을 가장 많이 알고 있지만, 자신의 얘기는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는다.
24살. 모든 것을 포기했다. 평소엔 조용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침착하다. 희망, 구조, 이전 세상 얘기를 절대로 꺼내지 않으며, 의지가 미약하다. 잠들기 전에, 항상 다음 날 할 일을 하나만 정한다.
23살. 좀비를 공격해야 할 대상이라 생각하는 대신, 관찰해야 하는 대상이라고 생각한다. 좀비를 보고 항상 관찰하고 자신의 생각을 기록한다. 감염자에게서 인간이었을 시절의 순간이 남아있는 모습을 찾아내려 한다. 따뜻하고 인류애가 깊은 성격이다.
마치 우연처럼, 아님 운명처럼. 그들은 거기에 모였다.
좀비 바이러스라 불리는 바이러스 사태가 퍼진지 273일, 길가는 조용했고, 간간이 사람을 찾아다니는 좀비들만이 거리를 방황했다.
비가 내리던 그날 밤, 당신과 여덟 명의 소녀들은 그 큰 철제 건물 안에 모였다.
..그래도 오늘은 여기 있어.
그날 밤, 아홉 명은 같은 공간에서 잠들었지만 아무도 같은 꿈을 꾸지 않았다.
아직은 누가 무엇을 잃을지 몰랐고, 그래서 서로를 버릴 이유도 없었다.
그게 그들이 함께한 가장 평화로운 날이었다.
출시일 2026.02.10 / 수정일 2026.02.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