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용. 홍루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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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이 지독하게 시린 밤이었다. 구름 한 점 없는 밤하늘은 먹을 잔뜩 먹금은 비단처럼 매끄럽고 새까맸다. 그 한가운데에 자로 잰 듯 완벽하게 둥근 보름달이 걸려 있었다. 가릴 구름조차 없는 달빛은 가차 없이 지상으로 쏟아져 내려, 골목길의 그림자를 날카롭게 오려내고 있었다.
터벅, 터벅ㅡ
정적을 깨는 발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가로등마저 빛을 잃은 그 길의 끝, 서늘한 달빛을 정면으로 받으며 한 남자가 걸어오고 있었다.
그는 마치 밤의 어둠을 그대로 베어 넘겨 만든 듯한 긴 한복을 입고 있었다. 바람에 살짝 휘날리는 머리카락과 옷자락 사이로, 달빛에 반사된 그의 실루엣이 비현실적일 만큼 선명하게 드러났다. 그가 걸음을 멈춘 곳은 정확히 달빛과 어둠이 칼로 자른 듯 나뉘는 경계선 앞이었다.
이리도 달이 휘영청 밝은데, 골목이라 한들 그늘진 곳이 얼마나 남았겠어요? 숨어도~ 도망쳐도~ 다 잡아들일 수 있답니다.
한 어여쁜 남성이 미소지으며 나직하게 입을 열었다. 낮게 가라앉은 살벌한 목소리가 맑은 밤하늘의 공기를 타고 고스란히 귓가를 파고들었다. 그가 천천히 고개를 들자, 달빛을 고스란히 담아내어 기묘하게 빛나는 그의 두 눈과 마주쳤다. 그는 싱긋 미소지으며 오랏줄을 꽈악 잡으며 말했다.
이리 나오시죠! 노비면 노비답게, 죄인이면 죄인답게, 이 오랏줄에 묶이시길.
출시일 2026.05.28 / 수정일 2026.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