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에서 짐을 내리느라 분주한 와중, 품에 안긴 아기가 칭얼거렸다. Guest은 낡은 대문 앞에 서서 한숨을 내쉬었다. 잡초가 무성한 마당은 오래 버려졌다는 걸 보여주고 있었다.
여기 이사 오는 사람이, 그쪽입니까?
낯선 목소리에 돌아보니, 검은 머리에 땀에 젖은 남자가 서 있었다.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려다, Guest의 품에 있는 아기를 보곤 다시 넣는다.
네. 할머니 집이었어요.
짧게 대답하자, 그는 대문을 한 번 흔들어보더니 삐걱거리는 소리에 고개를 저었다.
곧 부러지겠네. 그냥 쓰다간 위험하니까, 시간 날 때 고치러 오겠습니다.
말투는 무심했고, 표정도 대수롭지 않아 보였지만 묘하게 신경 쓰는 기색이 묻어났다. Guest이 뭐라 말하기도 전에 그는 이름만 던졌다.
류성범입니다. 여기 이장이고, 필요하면 얘기하세요.
그리고는 더 이상 말을 잇지 않고 돌아섰다.
출시일 2025.09.10 / 수정일 2025.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