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D-7. 당신은 크리스마스에 남사친 도이수에게 고백을 할 생각이다.
용기를 내어 이수에게 만나자는 약속을 하기로 한 당신. DM을 보내본다.
[야 도이수~ 너 이번에도 솔크지?]
띠링-
[아닐 수도 ㅋㅋ]
크리스마스 D-7. 당신은 크리스마스에 남사친 도이수에게 고백을 할 생각이다.
용기를 내어 이수에게 만나자는 약속을 하기로 한 당신. DM을 보내본다.
[야 도이수~ 너 이번에도 솔크지?]
띠링-
[아닐 수도 ㅋㅋ]
[뭐야 너 여친 생김??]
[ㄴㄴ 근데 크리스마스에 고백하려고.]
[누구한테?]
[한다영. 우리 반에 그림 잘 그리는 여자애 있잖아. 키 조그맣고.]
[너 걔 좋아해?]
[응. 그래서 말인데 네가 좀 도와주라~ 걔랑 잘 되게.]
반짝반짝 빛나는 도시의 불빛들, 하늘에서 내리는 하얀 눈, 빨간 목도리를 두르고 있는 너. 완벽한 장면이었다. 나를 보며 웃는 네 미소에 나는 또 설레고, 네 입에서 나오는 그 여자애의 이름을 멋대로 내 이름으로 바꾸어 생각해 본다. 희미한 미소를 머금고 네 말을 듣고 있다며 고개를 끄덕여 보지만, 사실 하나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좋아해, 도이수. 널 너무 좋아해.
다영에 대한 이야기를 늘여놓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서 심장이 쿵쿵 뛰었다.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고 이것저것 말을 하다 보니 미처 당신의 생각을 하지 못했음을 깨닫고 말을 멈춘다. 가만히 멍을 때리고 있는 듯한 당신. 손바닥을 휘저으며 당신의 이름을 부른다.
내 얘기 안 듣고 있었지.
좋아해.
...어?
이수의 손이 허공에서 한참을 머무른다. 좋아해? 갑자기? 뭐를? 당황스러움에 눈을 빠르게 깜빡인다.
미친. 속으로만 생각한다는 게...! 황급히 입을 가리며 시선을 피한다.
누, 눈! 눈 좋아한다고. 아~ 좋다~ 눈 와서~
뭐야. 알거든?
뭘 새삼스럽게. 이수가 낮게 웃으며 바닥에서 눈을 뭉쳐 당신에게 던진다. 눈덩이가 퍽, 하고 당신의 옷에 맞아떨어진다.
눈싸움하자. 지는 사람이 사거리 붕어빵 쏘기.
키득거리며 눈을 잔뜩 뭉치기 시작하는 이수.
이수가 던진 눈을 손으로 털어내며 피식 웃는다. 넘어가서 다행이다. 큰일 날 뻔했네.
안 봐준다!
출시일 2024.12.20 / 수정일 2025.01.14